현대家 울산·전북, 올해도 '외나무다리 승부'
프로축구 K리그1(1부)의 ‘현대가(家) 형제’ 울산과 전북이 17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치른다. 4강 가는 길목 정도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최근 3년간 리그 우승을 놓고 살얼음판 승부를 펼쳐온 두 팀인 만큼 이번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태세다. 이 경기 결과가 남은 리그 경기, 나아가 우승컵의 향방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과 전북은 각각 리그 6경기씩 남긴 상황에서 승점 64(18승10무4패), 승점 63(18승9무5패)으로 승점 1 차이로 1~2위다. K리그 통산 상대 전적에서도 전북이 울산에 38승28무37패로 거의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호각세다.
하지만 리그 우승 얘기를 하면 달라진다. 울산이 리그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건 2005년이 마지막이다. 이후 준우승만 네 차례 했다. 울산은 준우승 횟수가 9차례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반면, 전북은 2009년 리그 첫 우승 이후 K리그 최고 팀으로 군림 중이다. 리그 역대 최다인 8차례 정상에 올랐다. 2017년부터 작년까지 4년 동안 K리그 첫 4연패(連覇)를 이룬 뒤 올해 5회 연속 우승을 노린다.
울산은 특히 2011년과 2019, 2020년 세 차례나 전북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머물렀다. 2019년엔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 놓고 선두였으나 포항과의 최종전에서 1대4로 졌고, 전북이 강원에 1대0으로 이겨 우승컵을 내줬다. 승점이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71-72로 딱 1골 뒤졌다. 작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울산은 시즌 막판까지 1위를 달리다 바로 뒤에서 쫓아오던 전북에 0대1로 패하면서 2위로 내려앉고서 우승에 실패했다. 울산은 작년 11월 FA(축구협회)컵 결승에서도 1무1패로 밀려 전북의 ‘더블(2관왕)’ 달성을 지켜봤다.
국내 무대에서 계속 2인자에 머물던 울산이 전환점을 만든 것은 작년 12월 열린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였다. 울산은 결승전에서 페르세폴리스(이란)를 2대1로 꺾고 8년 만에 정상에 섰다. 울산은 총상금 50억원을 받으면서 국내 무대 ‘더블’에 오른 전북보다 주머니도 두둑하게 채웠다. K리그1, FA컵 우승 상금은 각각 5억원, 3억원이다.
울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레전드 출신 홍명보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팀 분위기도 바꿨다. 홍 감독은 이동준과 이동경, 원두재(이상 24) 등 젊은 선수를 중용하면서 팀 전체에 스피드를 더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순항했다. 조별 리그에서 6전 전승을 거뒀다. 16강에선 승부차기 끝에 일본 J리그 1위를 달리는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를 눌렀다.
그런데 올해 AFC챔스리그 4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전북을 만났다. 2006년 이 대회 준결승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나 전북에 졌던 울산은 설욕전을 준비 중이다. 울산은 올 시즌 K리그에서 전북과 세 차례 맞붙어 1승2무로 앞서 예년과 달리 자신감도 있다. 울산은 “지난 5월 전주에서 4대2로 역전승한 기억을 살려 반드시 4강행 티켓을 손에 넣겠다”고 했다. 전북도 5년 만의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리그 5연패를 노리는 만큼 울산에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올 시즌 가장 중요한 승부처”라며 “반드시 이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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