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브리핑] 日 의원들, 국회 해산했는데 왜 만세 삼창할까

도쿄/최은경 특파원 2021. 10. 1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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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헌법 7조에 따라 국회를 해산한다.”

“만세, 만세, 만세!”

14일 오후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오시마 다다모리 중의원 의장이 국회 해산 공문을 읽자 기시다 후미오(왼쪽에서 여섯째) 총리를 포함한 자민당 의원들이 관례에 따라 손을 들고“반자이(萬歲·만세)”를 세 차례 외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4일 오후 1시 3분, 도쿄 나가타초 국회의사당에서 오시마 다다모리 중의원 의장이 국회 해산 공문을 낭독했다. 그러자, 중의원 본회의장에 모인 의원들 사이에서 곧장 만세삼창(萬歲三唱)이 터져 나왔다. 중의원 해산 뒤 만세삼창은 일본 정계의 오랜 관례로 중의원 해산을 뜻하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통한다. 대다수 의원은 만세삼창 후 “다시 만나자”는 덕담을 나누고, 후보자 신분으로 지역구에 돌아가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중의원 해산은 누구의 권한인가

일본 헌법에 의해 일왕(日王)은 국사(國事) 행위로 중의원을 의원 임기(4년) 만료 전 해산할 수 있다. 중의원 해산이 선언되면 의원들은 즉시 의원직을 잃는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총리가 중의원 해산권을 갖고 있다. 총리가 중의원 해산 결정을 하면 내각 총무관이 해산 공문에 일왕의 서명·날인을 받아 이를 보라색 보자기에 싸서 중의원 의장에게 전달한다.

−중의원 해산으로 실직(失職)한 의원들이 왜 만세를 외치나.

요미우리·아사히신문은 1897년 12월 25일 중의원 해산 당시 속기록에 ‘박수가 나오고 만세를 외치는 사람이 있었다’고 기재된 것이 ‘해산 선언 후 만세’를 언급한 첫 기록이라고 설명한다. 만세를 외치는 이유에 대해서는 “선거 전에 기운을 불어넣기 위해서” “기세를 올리기 위해서” 등의 설이 유력하다. 또 형식적이지만 해산이 일왕의 국사 행위인 만큼 존중의 의미로 만세를 외친다는 분석도 있다.

−만세삼창을 거부하는 의원도 있나.

이번 중의원 해산 때에는 일본유신회 소속 의원들이 만세를 거부했다. 바바 노부우키 일본유신회 간사장은 “당내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국민 다수가 불안감을 느끼는 시국에 ‘예전부터 해왔다’는 이유로 만세삼창을 반복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했다. 실제 소셜미디어 트위터 등에서는 “국민들에겐 스포츠 경기장이나 콘서트장에서도 소리치지 말라고 하면서 의원들은 왜 좁은 곳에 모여 만세를 외치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아사히에 따르면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역시 2017년 중의원 해산 때부터 만세를 외치지 않고 있다.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관례를) 계속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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