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태어나 백제 중흥군주로.. 유물로 만난 무령왕의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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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이라서 무더운 데다 습도까지 높았던 1971년 7월5일, 충남 공주 송산리 5호분과 6호분에서 장마에 대비한 배수로 작업이 한창이었다.
공주대 교수로서 현재 백제문화제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저자는 올해로 탄생 1560주년, 왕릉 발굴 50주년을 맞은 무령왕의 발자취를 살펴보며 무령왕을 중심으로 백제 제대로 보기를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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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이라서 무더운 데다 습도까지 높았던 1971년 7월5일, 충남 공주 송산리 5호분과 6호분에서 장마에 대비한 배수로 작업이 한창이었다. 당초 6호분 뒤 2미터 지점을 파려고 했지만, 너무 가까워 무덤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4미터 지점이 좋겠다는 의견이 맞서면서 옥신각신한 끝에 중간인 3미터로 결정된 뒤였다.
한창 작업 중이던 인부의 삽이 갑자기 탁, 하고 둔탁한 돌덩이에 걸렸다. 살펴보니 무덤에 쓰는 강돌이었다. 다른 곳을 파도 역시 둔탁한 돌덩이에 걸렸다. 벽돌을 따라 파나가자 드디어 무덤의 입구라는 것을 확신할 만한 윤곽이 드러났다. 역사적인 무령왕릉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발굴을 하기도 전에 현장이 언론에 공개돼 취재진과 주민들로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결국 사진도 거의 없이 발굴은 하루 만에 끝났다. 그럼에도 국보 17점을 비롯해 무려 5000여점의 유물이 쏟아져 나왔고, 무령왕의 이야기는 신화에서 역사로 내려오게 된다.
461년 일본의 외딴섬에서 태어나서 어릴 적 이름이 ‘사마’였던 무령왕은, 501년 이복동생인 동성왕이 시해되자 불혹의 나이에 왕위에 올랐다. 그는 내적으로 통치제제를 정비하고 외적으론 영산강에 이어 섬진강 유역까지 확보해 중국 및 일본간 행상 교역을 활발하게 전개한 백제의 중흥군주가 됐다.
특히 그의 위민 정책은 돋보인다. 재위 6년(506년) 춘궁기에 창고를 열어 백성을 구휼하고, 재위 10년(510년) 봄에는 국가 주도로 제방을 완비하는 등 꾸준히 민생 부국을 추구했다. 그리하여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검이불루 화이불치)’를 지향한 백제 문화를 찬란하게 꽃피우게 됐다.
공주대 교수로서 현재 백제문화제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저자는 올해로 탄생 1560주년, 왕릉 발굴 50주년을 맞은 무령왕의 발자취를 살펴보며 무령왕을 중심으로 백제 제대로 보기를 시도한다.
김용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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