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가을 한파'.. 서울 1도, 강원 산지는 영하권
이번 주말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1도까지 떨어지는 등 전국에 갑작스러운 가을 한파가 찾아올 전망이다. 15일 기상청은 “중국 북부에서 내려오는 찬 대륙 고기압의 영향으로 16일 오후부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일요일인 17일에는 전날 대비 아침 최저기온이 10~15도 낮아지겠다”고 예보했다.
17일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1도, 춘천 0도, 대구 3도 등 전국이 영하 3도에서 7도로 예상된다. 동두천(-2도), 대관령·철원(-3도) 등 내륙과 산지는 영하권에 들어 곳곳에서 첫 얼음과 첫 서리가 관측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일부 남부 지방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올가을 첫 한파주의보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떨어져 3도 이하가 되고 평년 기온보다 3도 넘게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번 한파주의보는 시기로 볼 때 2004년 10월 1일에 이어 둘째로 이른 것이다. 기상청은 “2004년 10월 한파주의보 당시에는 아침 기온이 8.8도로 전날보다 11도가량 떨어져 발령됐다”며 “2012년 한파특보 발령 기준이 3도 이하로 강화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이번 추위가 더 강하다”고 했다. 최근 20년간 서울에서 10월 초·중순 아침 기온이 3도 이하로 관측된 적은 없다.
기상청에 따르면 16일 오전 북쪽에서 기압골이 한반도를 통과하면서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에 5~4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압골이 빠져나간 뒤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본격적으로 추워지겠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실제 느끼는 추위는 더 매서울 전망이다. 16일 새벽부터 서해안과 제주도에는 바람이 초속 10~16m로 거세지면서 강풍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그 밖의 지역에도 초속 10~15m로 강한 바람이 예보됐다. 기상청은 “17일에는 대기가 차가워지고 바람까지 거세 대부분 지역에서 체감온도가 영하로 떨어지겠다”고 했다.
최근 이례적인 늦더위에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다 갑작스럽게 한파가 닥치는 만큼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온이 10도 이상 갑자기 하락하는 경우는 한겨울만큼 낮은 기온이 아니더라도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워 위험하다”고 했다.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쓰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은 한파에 대비해 실내 온도를 18~20도로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또 난방 등으로 실내가 건조해지면 코와 기관지 점막이 마르고 호흡기 질환이 생길 수 있어 가습기 등으로 습도를 40% 이상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번 깜짝 추위의 절정은 17일 새벽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다. 한상은 기상청 기상전문관은 “단풍철을 맞아 주말 산행을 계획한 경우 저체온증을 막기 위해 보온에 각별히 신경 쓰고 대비해달라”고 했다. 또 16일 산지에 내린 비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아 미끄럼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기상청은 급격한 기온 변화로 인한 농작물 냉해 예방과 시설물 관리에도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가을 한파는 다음 주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화요일인 19일쯤 일시적으로 최저기온이 10도 안팎까지 오르겠지만, 다시 한 차례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2차 한파’가 닥칠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다가 다음 주말인 24일쯤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가을이 끝나고 겨울이 찾아온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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