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정치 4개월 하고 대통령?" vs 윤석열 "26년 정치하고 왜 그러나?"

2021. 10. 15.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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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홍준표, '도덕성 허물잡기' 1대1 난타전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서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15일 밤 또다시 정면 충돌했다.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의 도덕성 문제를 집중 공격하자, 윤 전 총장은 '인신공격'이라며 홍 의원 인척 문제로 반격하기도 했다.

두 경선 후보는 이날 MBC·SBS 방송을 통해 중계된 40분 간의 '1대1 맞토론'에서 치열한 말다툼을 벌였다. 홍 의원은 먼저 윤 전 총장의 '정신머리' 발언을 언급하며 선공에 나섰다. 홍 의원은 "당 해체 발언은 홧김에 한 것이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그러자 "(제 발언에) 해체라는 용어가 나오던가?"라고 되물으며 "정신 못 차리고 우리가 다음 선거를 치열하게 대비를 못 하면 없어지는 게 낫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당 중진이나 지사를 지낸 분도 당원들 지지 덕분에 많은 것을 누렸고, 거기에 대한 책임의식도 가져야 한다는 말씀"이라고 부연했다.

홍 의원은 불편한 듯 "당에 들어오신 지 얼마나 됐나?"라고 묻고, 윤 전 총장이 "3개월"이라고 하자 "나는 26년 됐다. 3개월 된 분이 (당 해체 운운은) 적절치 않다"고 기선 제압을 시도했다. 윤 전 총장은 지지 않고 "원래 한 번 나갔다가 들어오면…"이라고 응수했다. 홍 의원이 총선 당시 탈당했다가 복당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초반 기세 싸움에 이어 홍 의원은 "이번 대선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도덕성"이라며 "윤 전 총장은 도덕성 문제를 거론하자면 참 문제가 많다"고 공격했다. 홍 의원은 이날 토론 내내 '윤 전 총장은 도덕성 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10여 차례나 되풀이했다.

윤 전 총장은 발끈한 듯 "저는 깨끗하다"고 했다. "재작년부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때도 다 나온 얘기"라며 "제가 총장이던 시절부터 이 정권이 저와 가족에 대한 수사를 시켰다. 역대 총장 중에 재직 중 자기나 가족에 대해 수사를 받아 가면서 정권 비리와 싸워본 사람이 과연 있겠나"라고 반격했다.

홍 의원은 그러나 "그만큼 가족이 문제가 많았다는 것 아니냐"며 윤 전 총장 부인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 장모의 사무장병원 설립 가담 의혹 등을 언급하며 공격했다.

윤 전 총장은 이에 대해 "처가 2010년 저와 결혼하기 전에 (사건 관계자) 이모 씨라는 사람이 골드만삭스 출신이라고 해서 (자산)위탁관리를 4개월 맡겼는데 손실이 나서 돈을 빼고 절연했다. 검찰이 2013년에 계좌까지 다 봤다"며 "당시 도이치모터스는 주가 변동도 크지 않았고 오히려 집사람은 손해를 보고 나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부인의) 2010년 신한증권 거래 내역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장모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사건은 고등법원에서 보석으로 나왔는데, 고등법원이 '1심 재판이 제대로 심리를 안 했다. 심리를 더 해야 한다'고 해서 심리 중"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그러면서 "홍 의원도 1심에서 실형 받아본 적이 있지 않느냐.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지켜보자"고 홍 의원이 2016년 9월 성완종 리스트 사건 연루 의혹으로 1심 유죄를 받고 2·3심 무죄를 받은 사건을 들춰내기도 했다.

실질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공방은 이 이상 나오지 않았으나, 홍 의원이 계속 "본인·부인·장모리스크 등 이렇게 많은 리스크를 가진 후보는 처음 본다", "이재명과 도덕성이 피장파장이다"라고 공세를 이어가면서 두 사람의 설전은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윤 전 총장은 "저쪽 진영에서 계속 뭐만 있으면 고발하고 해서 제가 수십 건 고발을 당해 있다. 반대 진영에서 (주장 또는 고발을) 하는 것으로 도덕성을 말하면 안 된다"며 "장모가 기소된 것도 (예전부터) 다 알고 있었는데 '조국 수사' 전까지는 (여당·검찰도) '그럴 수 있다', '고소하는 사람도 없고 인지(수사)를 할 사안도 아니다'라고 하더니 '조국 수사'를 하니 인지수사를 해서 기소했다"고 했다.

홍 의원이 그러나 "장모 사건은 도둑들끼리 모여 책임면제 각서를 쓴 것"이라고 하자 윤 전 총장은 "도둑이라고 하면 막말이 되는 것이다. 사건이 진행 중이지 않느냐"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충분히 저에 대해 인신공격할 것 다 하셨으니 이제 대선주자답게 정책에 대해 얘기해 보자. 이 정도면 제가 충분히 해드렸지 않느냐"고 했다. "진흙탕으로 이렇게…. 당을 26년 지켰다고 하면서, 4선, 5선에 도지사도 했으면 격을 갖추라"고도 했다.

그 후에도 재차 홍 의원이 "도덕성 문제"를 거론하자 윤 전 총장은 "아니 그러면 홍 후보 처남이 어디 무슨 교도소 공사를 해준다고 해서 실형을 받고 이런 것은 본인 도덕성과 관계 없느냐"고 발끈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 의원이 "(관계)없다"고 하자 윤 전 총장은 "마찬가지 아니냐. 서로 경제생활을 달리하는 사람인데"라고 했다.

이어진 대화에서 홍 의원도 발끈한 듯 "검찰총장까지 했는데 억지를 부리면 안 된다"고 하자, 윤 전 총장은 곧바로 "정치를 26년 하고 왜 그렇게 하시나. 그만하시라"고 되받았다.

'입당 몇 개월 됐느냐' 공방도 이어졌다. 홍 의원은 "검사 4개월 하고 검찰총장 하겠다고 하면 용납되나"라고 윤 전 총장의 정치 경력 부족을 문제삼았다. 윤 전 총장은 그러자 "검사를 4개월 해도 그 전에 법대에서 교수 20년 하고 유명한 변호사를 10년 했으면 총장도 하고 장관도 하지 않느냐"며 "제가 초임 검사냐. 법조 생활을 27년 했다"고 오히려 경력을 과시했다.

홍 의원이 "정치한 지 4개월 된 분이 대통령 나온다고 한다"고 공세를 이어가자 윤 전 총장은 "그러면 국민이 (나를) 왜 지지하겠나. 기존에 정치하신 분들한테 국민이 실망했기 때문 아니냐. 후보님들이 잘 하셨으면 제가 여기 나올 이유가 없다"고 거칠게 반격했다. 홍 의원은 "국민이 불러서 나왔다? 그러면 국민이 들어가라고 하면 가야겠네요?"라고 맞섰다.

홍 의원이 또 "(중요한 것은) 정책과 경륜인데 윤 후보는 검사밖에 안 했다"고 지적하자 윤 전 총장은 "제가 홍 후보와 8번 토론했는데 얼마나 (홍 의원의) 정책이 탄탄하신지 제가 아직 느끼지 못했다. 앞으로 좀 보여 달라"며 "정책은 물어보시지도 않고…"라고 응수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만날 인신공격만 한다"고 불만을 제기하자 "검증을 인신공격이라고 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은 "이게 무슨 검증이냐. 여기서 인신공격하는 게 검증이냐? 국어가 오염됐다"고 비난했다.

정책과 관련해서는 홍 의원이 "남북 불간섭주의"를 주장하자 윤 의원은 "그건 홍 의원 바람이지 서로 불간섭하자고 한다고 북한이 하겠느냐. 미사일을 뻥뻥 쏘고 전술핵을 사용하겠다고 협박을 하는데"라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홍 의원은 대중정책 방향에 대해 "한미일 자유동맹을 강화해야겠다"고 말했고, 윤 전 총장이 "일본과도 동맹(을 하나)?"이라고 되묻자 "그렇다. 한미일 동맹을 강화해야 될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주자들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15일 밤 1대1 토론을 하고 있다. ⓒMBC 방송화면 갈무리

두 후보의 1대1 토론에 앞서서는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 간의 맞토론이 진행됐다. '합리적 보수'로 평가받던 유 전 의원은 이날 토론에서 전술핵 재배치 등 미국 핵무기 공유정책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에 대해 "어제 행정법원에서 징계 2개월이 정당했다는 판결이 났다"며 "검찰총장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중간에 그만두고 대선에 출마했다. 정치적 목적으로 했다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홍 의원 공약인 '고용 주도 성장'에 대해서도 "좀 잘못된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원 전 지사는 유 전 의원과 홍 의원 등의 '핵공유' 주장을 비판했고,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는 '일감 주도 성장'이라는 자신의 공약을 강조했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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