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재명과 피장파장" vs 윤석열 "정치 26년, 격 갖추라"
유승민-원희룡, 정책 공방
홍준표
도덕성 문제에 관해서는 역사상 가장 도덕성 없는 이재명 후보와 다를 바가 없다. 그렇게 해서 이 후보를 이길 수 있냐. 이 후보와 도덕성 문제에서 피장파장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윤석열
진흙탕으로 이렇게 (토론하냐). 당 26년을 지켰다고 하면서 4선이냐, 5선이냐, 지사도 했으면 좀 격을 갖춰달라. 정치 26년 하시고 왜 그렇게 하시냐.
국민의힘 양강 대선주자인 윤석열·홍준표 후보가 15일 오후 <문화방송>(MBC) 사옥에서 열린 본경선 1차 맞수토론에서 한층 치열해진 공방을 벌였다. 홍 후보가 윤 후보 관련 각종 의혹을 끈질기게 파고들며 도덕성 문제를 거론하자, 윤 후보도 “격을 갖추라”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고 가시 돋친 설전을 이어간 것이다. 유승민·원희룡 후보는 경제 문제를 둘러싼 치열한 정책 토론을 벌였지만 윤 후보 언행을 평가하며 입장 차이를 보였다.
윤석열 vs 홍준표 도덕성 공방 치열
윤석열-홍준표 후보의 맞수토론은 초장부터 긴장감이 팽팽했다. 홍 후보는 토론이 시작하자마자 “제주도에서 당 해체 발언은 홧김에 했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이에 “제 생각을 말씀드렸다. 정신 못 차리고 정말 치열하게 우리가 다음 선거를 대비하지 못하면 없어지는 게 낫다, 이런 얘기다”라고 답했다. 이어 홍 후보가 “(입당) 3개월 되신 분이 적절치 않다. 입당하면 추대할 줄 알았는데 경선 과정에서 문제점 속출돼서 몰리니까 홧김에 그런 말씀 한 것 아니냐”고 몰아붙이자 윤 후보는 “추대해 줄 것으로 생각을 안 했다. 당에 오래 계신 분들도 당원들 지지 덕분에 많은 거 누리셨고 상당한 책임의식 가져야 된다는 말씀”이라고 반박했다.
각자 20분씩 발언할 수 있는 맞수토론의 대부분은 윤 후보 관련 각종 의혹을 둘러싼 공방에 집중됐다. 홍 후보는 “본인 리스크, 부인 리스크, 장모 리스크 등 이렇게 많은 리스크를 가진 후보는 처음 봤다. 이재명 후보가 역사상 가장 도덕성 없는 후보라고 보는데, 적어도 도덕성 문제에 관해서는 거기와 다를 바 없다. 피장파장”이라고도 지적했다. 이에 윤 후보는 “공직생활을 하면서 금품 의혹이 한 번도 없는 사람이다. 프레임을 만들어 공격하는 걸 갖고 홍준표 후보가 말하는데, 제가 재작년부터 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때 다 나온 이야기로,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홍 후보가 “(윤 후보) 장모님 사건은 도둑들끼리 모여서 책임면제 각서를 만들었다”고 공격하자 윤 후보는 “도둑들이라고 말씀하시면 막말이 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홍 후보님의 처남이 교도소 공사 준다고 해서 실형 받은 것은 본인과 관계가 없는 거냐”라고 역공했다. ‘가족 흠집내기’ 경쟁이었다. 홍 후보는 “(장모는 윤 후보와) 직계이지 않으냐”며 윤 후보의 책임이 본인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이에 윤 후보는 “마찬가지다. 직계든 뭐든 서로 경제생활 달리하는데”라며 “이런 진흙탕으로 당을 26년 지켰다고 하면서, 4선이냐, 5선이냐, 지사도 했었으면 좀 격을 갖추라”고 날을 세웠다.
홍 후보는 “정치하신 지 4개월 됐는데 대통령 한다고 나온다고 하니깐 참 어이가 없다”며 일천한 정치 경력을 문제삼았지만 윤 후보는 물러서지 않았다. “국민들이 기존에 정치하신 분들께 실망을 했으니깐 (정치를) 하는 거다. 후보님이 잘 하셨으면 제가 나올 이유가 없다”는 게 윤 후보의 반격이었다.
홍 후보는 윤 후보의 ‘높은 비호감도’도 파고들었다. 그는 “비호감도가 야권 후보 중 압도적으로 1등인데, 어떻게 개선하겠나”라며 “정치판에 들어와서 그 좋던 검사 윤석열 이미지가 다 깨졌다“고 꼬집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2017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어준이 홍 후보한테 ‘비호감도가 역대 정치인 중 제일 높다’고 하니 ‘원래 일하는 사람이 욕도 먹는다’고 했다. 그걸로 답을 하겠다”고 받아쳤다. 예상 질문에 대한 준비된 답변이었다.
윤 후보는 홍 후보의 과거 무상급식과 모병제 관련 입장이 바뀌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정책의 일관성이 없음을 지적하며 반격했지만 홍 후보는 “시대적 조류에 따라서 바꾼 것이다. 정책도 시대에 따라서 바꿔야 한다”고 응수했다.
유승민 vs 원희룡 토론에도 윤석열 등장
유승민 후보와 원희룡 후보의 맞수토론에서도 윤 후보가 공방 소재로 등장했다. 유 후보는 전날 ‘윤석열 검찰총장 정직 2개월 징계가 정당하다’는 전날 법원 판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지만 원 후보는 “정치인이 사법부 판결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특별한 견해를 표명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윤 후보 공격을 자제하는 원 후보의 ‘연대 분위기’가 유 후보와의 맞수토론에서도 이어진 것이다. 유 후보는 이어 “2년 동안 털어도 나온 게 없는데 수십 년 정치한 다른 사람들은 일주일 만에 털면 다 털린다”는 윤 후보의 발언을 인용하며 “우리 원 후보나 저나 깨끗하게 정치해왔다 자부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원 후보는 “개인 책임의 원칙이다. 당사자가 아닌 누가 책임지려면 연결시킬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대답해 유 후보로부터 “동문서답한다”는 지적을 받은 뒤 “털리지 않아서 모른다. 윤 전 총장이나 이재명 지사처럼 털려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최저임금과 100조원 국가펀드 등 정책 분야에서도 날카로운 토론이 이어졌다. 원 후보의 “지난번 대선 출마하셨을 때 최저임금 1만 원을 하겠다고 문재인 대통령과 똑같은 공약을 하셨다.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냐”는 지적에 유 후보는 “이건 잘못됐다고 제가 인정했다. 최저임금은 경제 상황이 좋으면 올릴 수 있다고 본다. 제가 대통령 돼서 경제 상황이 좋아지면 하겠다는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유 후보도 반격에 나섰다. 유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 경제는 망할 것 같다”며 “원 후보님의 공약에도 100조원의 국가 펀드를 만들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쓴다고 한다. 그런 재원을 어디서 마련하느냐”고 물었다. 원 후보는 “첫 번째는 추가 세수고, 두 번째는 세출 조정이다. 그 다음에는 성장에 의해서 세율과 세목을 늘리지 않더라도 세수가 증가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답변하자 유 후보는 “그건 문재인 대통령이나 이재명 후보가 이야기한 것과 똑같은 이야기”라고 몰아붙였다. 원 후보도 지지 않고 “그건 유 후보도 마찬가지 아니냐. 추가 세수나 세출 조정을 부정하는 사람이 누가 있나”라고 받아쳤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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