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이재명 시장으로, 유동규 사장으로"..김은혜 의원 음성파일 확인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대장동 게이트 특검 추진 천막투쟁본부 출정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재명이 시장이 되고, 유동규 본부장이 사장이 되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남욱 변호사가 2014년 대장동 주민들과 만나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재선이 돼야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다고 발언한 녹음파일이 발견됐다.

대장동을 지역구로 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경기성남분당갑)은 15일 남 변호사가 2014년 6회 지방선거를 앞둔 4월30일 대장동 도시개발추진위원회 사무실에서 정영학 회계사와 주민들을 만나 대화한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남 변호사는 음성파일에서 "이재명이 시장이 되고, 유동규 본부장이 사장이 되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며 "(이재명이) 시장이 되면 (대장동 사업이) 빨라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 남 변호사는 "(이재명 시장이) 재선되면, (유동규 본부장이) 다음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얘기가 있다"면서 "요새 민감한 시기라 만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58분 분량의 음성 파일에는 남 변호사가 대장동 도시개발을 추진하는 주민들에게 진행 상황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재선되면 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 △시장이 바뀔 경우 개발이 어려울 수 있을 것 △대장동 개발에 전권을 부여받을 성남도시개발공사(舊 시설관리공단)의 사장으로 유동규 본부장이 갈 수 있을 가능성을 언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면서 "해당 녹음이 된 시점을 보면 2014년 4월경으로 이미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대장동 제1공단 결합도시개발사업 업무대행을 위한 위수탁업무를 체결하는 상태였으며, 대장동 사업의 본격 추진은 물론 선거를 앞둔 중요한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어 "대장동 대박 멤버인 남 변호사가 이재명 시장 시절 유동규 전 본부장의 인사까지 미리 가늠해 알 정도라면 그 경제공동체의 범위가 어디까지였는지 특검에서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