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일 정상 첫 통화, 양국 관계 개선 출발점 되길
[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신임 일본 총리가 15일 첫 전화 통화를 했다. 두 정상은 약 30분간 통화하면서 양국관계 중요성을 강조하고 현안 해결을 위한 소통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그러나 핵심 현안인 강제징용·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진전된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기시다 총리는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한국 대법원 판결에 따른 배상 문제를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강제징용을 두고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 적용 범위에 대한 법적 해석에 차이가 있는 문제”라며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를 두고는 “피해자 분들이 납득하면서도 외교 관계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는 두 문제로 한·일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거론한 후 한국 측의 적절한 대응을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2015년 양국 합의로 해결됐으며, 강제징용 해법도 한국이 마련하라는 기존 입장을 확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조건 없이 직접 마주하겠다는 기시다 총리의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고 했으며, 기시다 총리는 북·미 대화의 조기 재개를 기대한다면서도 대북 제재 이행을 강조했다.
그간 기시다 총리의 취임 후 언행을 보면,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뚜렷한 의지를 보이지 않은 게 사실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총리 취임 축하 서한에서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는 지난 8일 첫 국회 연설에서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우리나라의 일관된 입장에 따라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거리를 뒀다. 이번 통화도 취임 9일째 했던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때보다도 늦은 취임 12일째에야 이뤄졌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양국 관계를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특히 미·중 갈등으로 인해 불확실해진 국제정세에서 한·일관계 교착은 모두에 득 될 것이 없다.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사죄와 배상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다만 강제징용 문제 해결에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다른 분야에서의 관계 개선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 정상의 첫 통화가 양국 관계 복원의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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