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커졌는데 납품가는 못올려"..시름 깊어지는 중소기업
[앵커]
철강과 알루미늄 같은 원자재 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코로나 여파로 설비 투자는 크게 줄었는데, 세계 경제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상품 수요는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기업의 원자재 단가표입니다.
강철 속의 산소를 없애는 데 쓰는 규소철 가격인데 지난해엔 1kg에 천5백 원 수준이더니 이 달엔 4천9백 원, 3배 넘게 올랐습니다.
주물용 원료로 쓰이는 선철 가격, 합성수지 같은 부재료 가격도 많이 올랐습니다.
경기 회복세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까.. 우려가 나오고, 특히 중소기업들은 오르는 원자재값을 납품가에 반영조차 할 수 없어 시름이 더 깊습니다.
그 현장을 김지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발전소와 철도, 선박용 엔진의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업체입니다.
하반기 들어 매달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원자재 값이 치솟아 납품할수록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주재료인 철 가격은 지난해보다 70% 넘게 올랐습니다.
[한금태/제조업체 대표 : "제가 46년 동안 이 사업을 해왔는데 한 번에 이렇게 원자재(가격)가 올라간 예가 없어요. 처음입니다."]
이렇게 원자재 값은 올랐지만 납품가는 그대로입니다.
연간 납품 계약을 맺었다는 이유로 고객사가 단가 인상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금태/제조업체 대표 : "우리도 (납품단가를)올려달라고 다 통보를 했어요. 고객들에게. 그런데 그 고객들에게 아직 반응이 없습니다."]
실제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데도 중소기업의 절반 정도가 납품단가를 전혀 올리지 못했고, 단가를 올리더라도 원가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치열한 가격 경쟁과 거래 단절 등 불이익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조현익/제조업체 대표 : "지금 같은 경우는 생산을 안 하고 문을 닫는 것이 피해를 덜 보는 그런 걸 종종 봅니다."]
경기회복의 과실은 대기업이, 비용 상승의 고통은 중소기업이 더 많이 받는 구조인 셈입니다.
원자재가 변동에 맞춰 납품단가도 따라 오르내리는 '연동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심상욱/중소기업중앙회 상생협력부장 : "협상력의 차이 때문에 개별 중소기업이 행동하기는 굉장히 힘듭니다. 이 협상력의 차이를, 갭을 메워줄 수 있는 제도가 시급하고…"]
정부는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업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영상편집:위강해/그래픽:김지훈
김지숙 기자 (jskim8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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