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지지자 일베 비유' 사과한 송영길 '민주당 원팀' 관리자 역할에 우려 목소리
[경향신문]
경선 과정서 “대깨문” 설화 빚고
본인 주목도 높이려 한다는 비판
“공격수보다 조율 역할을” 지적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58·사진)가 15일 이낙연 전 대표 일부 지지자들을 ‘일베’라고 지칭한 것을 사과했다. 송 대표가 대선 국면에서 ‘원팀’ 관리자 역할을 잘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송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대표) 지지자분들의 상처와 상실감에 대해 위로 말씀을 건네고 싶다”며 “제가 일부 극단적 행태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비유와 표현이 있었다.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저 자신도, 우리 모두가 극단적인 행태를 지양하고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저부터 솔선수범하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이어 “저희가 노무현 대통령님을 보내고 나서 눈물로 보냈던 세월을 다시 기억하며 하나로 모아갔으면 하는 생각”이라면서 “용광로 선대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어제 이낙연 후보님께 전화를 드려 위로를 드리고 또 여러 가지 서운한 점도 잘 들었다”며 “깊은 고뇌와 아픔에도 당의 단합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충정을 절절히 확인할 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대표로서, 20년 넘는 세월 동안 함께 당을 지켜온 동료 정치인으로서 이 후보님께 위로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앞서 송 대표는 지난 13일 YTN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의 ‘문자폭탄’ 행태에 대해 “거의 일베 수준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캠프 해단식에서 “지지해주신 국민을 폄하하면 안 된다”며 불편한 심기를 표했다. 이재명 후보 경선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우원식 의원도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배제와 낙인의 언어로 민주당을 하나로 만들 수 없다”는 글을 올려 송 대표를 비판했다.
송 대표가 당을 원팀으로 융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송 대표는 지난 5월 대표 취임 이후 ‘조국 사태’ 사과, ‘경선 연기 논란’ 정리 등 과단성 있는 결단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강성 친문 지지자들을 “대깨문”으로 칭하는 등 설화를 일으켰다. 경선 과정에서 본인 참석 행사를 많이 만들어 후보보다 주목도를 높이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송 대표가 원팀 구성을 위해 포용력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 지도부 인사는 “송 대표가 공격수 역할보다는 중간에서 조율하는 미드필더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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