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묻지마 화살 테러'?
[경향신문]
검거 당시 칼 등 흉기 무장 상태
용의자, 2012년 가족 살해 위협
절도·마약 구매 유죄 판결 전력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서 화살 공격으로 무고한 시민들을 살해한 사건은 무슬림으로 개종한 덴마크인 남성의 테러행위로 보인다고 당국이 밝혔다.
노르웨이 정보기관 경찰치안국(PST)의 한스 스베르 쇼볼트 국장은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그의 행위가 테러행위로 보인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13일 오후 6시쯤 오슬로에서 남서쪽으로 80㎞ 떨어진 콩스베르그에서 한 남성이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화살을 쏴 여성 4명과 남성 1명 등 모두 5명을 살해했다. 부상자는 3명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오후 6시30분쯤 사건 신고를 받고 약 20분 뒤에 덴마크인 남성인 에스펜 안데르센 브라텐(37)을 용의자로 체포했다. 그는 검거 당시 칼과 다른 무기들로 무장한 상태였다고 TV2 방송은 전했다.
당국은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용의자는 무슬림으로 개종한 뒤 급진화 징후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인 올레 브레드럽 사에루드는 “그가 (이슬람) 급진화와 연관 있다는 보고서가 작성됐고, 경찰은 당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용의자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
노르웨이 온라인 신문 ‘넷타비센’은 브라텐이 2017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것으로 의심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그는 “경고”라고 발표하며 자신의 무슬림 신앙을 선언했다. 다른 현지 언론은 브라텐이 2012년 가족 구성원 2명을 살해 위협해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졌으며, 절도·마약 구매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은 77명이 숨진 노르웨이 테러 참사가 발생한 지 10년 만에 일어났다. 2011년 7월22일 우익 극단주의자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는 오슬로 정부청사 앞에서 폭발물을 터트리고 노동당이 개최한 청소년 여름캠프에서 총기를 난사했다. 지하디스트에 의한 공격 계획도 당국이 수차례 저지한 바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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