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부상 임성재 "마음대로 스윙 못 했다"
연습 도중 갑작스러운 통증
티샷 절반만 페어웨이 지켜
그래도 4타 줄여 공동 26위
이경훈 5언더 공동 16위
김주형·김성현도 4타 줄여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임성재(23·CJ대한통운)가 '손목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임성재는 15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더 서밋 클럽(파72·7431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더 CJ컵 앳 서밋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였다. 평소라면 무난한 성적이지만 단독 선두로 나선 로버트 스트렙(미국)이 11타나 줄일 정도로 이날 리더보드 상단을 차지한 선수들 모두 매섭게 버디 사냥을 펼친 터라 아쉬움이 더 크다.
원인은 손목 부상. 임성재가 앞서 단 한 번도 이상을 느끼지 못했던 부분이다. 임성재는 "백스윙할 때 신경이 좀 쓰였다"며 "임팩트를 할 때 왼 손목이 잡아줘야 하는데 그 역할을 못했다. 약간 뻐근하고 당기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증상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4번홀(파4)에서 유일한 보기를 범한 임성재는 곧바로 5번홀부터 '3홀 연속 버디'로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9번홀을 마친 뒤 손목에 이상을 느꼈고 곧바로 트레이너를 불러 손목에 테이핑을 한 뒤 경기를 이어갔다. 후반에 버디만 2개를 더 잡아냈지만 손목 때문인지 드라이버샷 정확도는 떨어졌고 아이언샷도 무뎌져 더 많은 버디를 잡지 못했다.
임성재는 이날 평균 307.2야드의 드라이버샷을 날렸지만 페어웨이 적중률이 57.14%로 떨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그린 적중률을 88.89%까지 끌어올리며 앞서 열린 대회 챔피언의 저력을 드러냈다.
임성재도 "손목이 불편했지만 첫날 4언더파면 나쁘지 않은 출발"이라면서 "손목 부상을 살피며 잘 쉬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스폰서 대회에서 2주 연속 우승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지난 우승은 우승이고 이번주에는 또 다른 상황인 만큼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며 베테랑다운 대답을 내놨다.
한국 기업인 CJ가 개최하는 이번 대회에는 한국 골프 기대주들이 대거 출전했다. 기대만큼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일단 PGA투어 멤버이자 1승을 기록 중인 이경훈(30·CJ대한통운)이 5타를 줄이며 공동 16위에 올라 한국 선수들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이어 '10대 돌풍' 김주형(19·CJ오쇼핑)과 '월요예선 최초 챔피언' 김성현(23)이 각각 4타씩 줄이며 임성재와 함께 공동 26위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PGA 2부 투어인 콘페리 투어 진출을 노리는 김주형은 "찬스 홀이 많기 때문에 기회가 올 때 확실히 잡아야 할 것 같다. 공격할 때는 공격적으로 치고, 위기 때 안전하게 플레이해야 하는 코스"라며 "샷이 흔들리는 날은 확실히 차분히 임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오늘은 파5홀에서 두 차례 버디 기회가 있었는데 놓쳐 아쉽다"며 주눅 들지 않는 당찬 모습을 보였다.
김주형과 함께 PGA투어 진출을 노리는 김성현은 "오랜만에 빠른 그린에서 경기를 해 초반에는 감을 잘 못 잡았다. 그래도 마무리는 잘해서 기분이 좋다"고 돌아본 뒤 "다음주에 열리는 퀄리파잉 2차 예선을 앞두고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 직후 곧바로 대회에 참가한 이재경(22·CJ온스타일)도 이날 3타를 줄였다. 이재경은 "힘들고 시차적응도 안 됐다. 하지만 우승하고 와서 힘이 나고 메인스폰서 시합이기 때문에 힘을 내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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