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 챙겨오세요!" 고성 오간 국감장..'대장동 의혹' 공방

김남이 기자, 김상준 기자, 이용안 기자 2021. 10. 1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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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고 오라니, 양심 챙겨오세요!"

15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두고 고성이 오갔다. 이날 국감 대상인 IBK기업은행은 대장동 개발을 맡은 하나은행컨소시엄(성남의뜰 컨소시엄)의 구성원이었고, 한국산업은행은 하나은행컨소시엄의 경쟁 컨소시엄을 구성한 바 있다.

일부의원은 기업은행이 화천대유에 금융편의를 봐주거나 불법상황을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산은에 대해서는 개발입찰에서 경쟁이 아닌 '들러리'를 섰다고 주장했다. 양 기관의 수장은 이런 의혹의 아니라고 답했다.
고성 오간 국감장..."국책은행이 화천대유 금융편의 봐줬다" 주장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윤종원 중소기업은행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1.10.15/뉴스1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은 화천대유가 53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배경에는 하나은행, 기업은행 등이 참여한 성남의뜰이 3순위 수익권증서를 내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수익권증서는 부동산 개발이익을 받을 권리다.

권 의원은 "수익권증서 1순위는 자금을 조달한 금융사, 2순위는 책임 준공을 위해 건설사에 내줬다"며 "화천대유에는 3순위 증권을 내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화천대유는 3순위 수익권증서를 기반으로 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해 30여개 투자자로부터 5300억원을 조달했다는 게 권 의원의 설명이다.

이외에 권 의원은 기업은행이 화천대유에 대출 해준 것을 지적하며 "화천대유에 금융상 편의를 봐준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기업은행이 적극적으로 공모하지 않았더라도, 이면 계획이 있다는 것을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화천대유에 특혜 제공은 없었고, 단순 재무적 투자자로 전체적인 구조와 틀에 대해서는 관여한 일이 없다"며 "수익성을 보고 들어간 것으로 통상적인 금융상황"이라고 답했다.

이 상황에서 한때 고성이 오갔다. 질의시간이 끝나 마이크가 꺼진 권 의원은 "이게 정상적인 상황"이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윤 행장도 "왜 목소리를 높이냐"고 했다. 여당의원 쪽에서는 권 의원에게 "PF 공부나 하고 오라"는 말이 나왔다. 권 의원은 "공부를 하고 오라고 하다니, 양심챙겨 와라"고 받아쳤다.

이와 함께 기업은행이 성남의뜰로부터 63억원의 수수료를 받은 부분도 지적됐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의 수수료 관련 질문에 윤 행장은 "기업은행이 실제 받은 내용이 맞다"고 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 "산은, 들러리 서러 들어간 것 아냐"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산업은행장과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15.
산은에 대해서는 화천대유가 포함된 하나은행컨소시엄을 밀어주기 위해 '들러리'를 섰다는 의혹이 나왔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더 높은 차입금리를 제시한 것을 들며 "산은이 거기에 장기판의 말처럼 놀아났다"며 "이런 점수를 맞기 위해 조작된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산은은 공모지침서에 따라 충실하게 사업계획서를 냈다"고 답했다. 이어진 국감에서 비슷한 주장이 또 제기되자 그는 "들러리를 서려고 들어간 것은 아니다"라며 "산은은 수익에 보수적이어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화천대유의 높은 수익률에 대해 이 회장은 "결과만 가지고 과정을 예단하기는 힘들다"며 "(대장동 개발은) 적은 자본 투입량만 보면 레버리지가 매우 크고, 수익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전문가로서 모든 것은 자금을 추적하면 나온다"고 덧붙였다.

한편 산은에 대해서는 대우건설 '헐값매각' 논란도 나왔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매각 입찰에서 2조3000억원을 제시한 뒤, 재입찰을 통해 2000억원을 깎아서 내놨다"며 "산은이 결국 2000억원을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적법 절차 내에서 최대한 공정하게 진행했다"며 "중흥건설이 수정제안을 해왔는데 KDB인베스트먼트 입장에서는 수정제안을 받아들이거나 (매각을) 무효처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무효처리는 불합리하다고 생각해서, 당시 입찰에 참여했던 다른 업체에도 수정제안을 해보라고 동등하게 기회를 줬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제가 취임 당시 대우건설을 1조6000억원이 매각하려다가 마지막에 실패했다"며 "매각가가 상승해서 나쁜 결정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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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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