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만배 영장' 기각당한 검찰, 객관적 증거로 신뢰 얻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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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검찰 수사가 고비를 맞고 있다.
야당은 김만배씨 영장 기각을 계기로 특검 요구 목소리도 높이고 있지만, 시작부터 정치적 공방에 휘말릴 특검 논의는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지금은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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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사업 논란]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검찰 수사가 고비를 맞고 있다. 법원은 14일 밤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큰 반면에,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의 혐의 입증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본 것이다. 대장동 사업의 특혜 여부와 정관계 로비 의혹을 풀어갈 핵심 인물에서부터 수사가 막힌다면 ‘부실 수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검찰은 ‘천화동인 5호’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을 토대로 수사를 벌여왔으나 김만배씨는 그 신빙성을 부정해왔다. 검찰은 영장실질심사 법정에서 녹음 파일을 재생하려고 했으나, 김씨 쪽의 이의 제기로 무산됐다. 또 검찰은 김씨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건넨 뇌물 5억원이 ‘수표 4억원과 현금 1억원’이라고 주장해오다 영장실질심사 때는 ‘현금 5억원’이라고 밝혔다. 계좌 추적과 압수수색 등을 통한 물증 확보에 실패한 결과가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 그동안 검찰이 수사 초기에 확보한 녹취록에 지나치게 의존해 수사를 진행해온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검찰이 15일 성남시청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것도 시기가 늦었다는 지적을 받는다.
수사의 향방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정치권도 여야 모두 검찰을 의심스러운 눈길로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의혹의 중심에 선 인물들의 오락가락 말만 좇는 수사로 카더라식 의혹만 키웠다”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수사의 에이비시(ABC)도 지키지 못한 검찰의 무능력이 영장 기각을 자초했다”며 ‘봐주기 쇼’라고 비난했다. 야당은 김만배씨 영장 기각을 계기로 특검 요구 목소리도 높이고 있지만, 시작부터 정치적 공방에 휘말릴 특검 논의는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지금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수사에 대한 불신이 계속해서 커지면 특검 요구에 힘이 실릴 것임을 검찰도 명심해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의혹의 실체적 진실 규명이다. 검찰은 수사 상황에 대한 의구심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로 진실 규명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검찰은 성남시청 압수수색에 이어, 유동규 전 본부장이 과거에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찾아내 압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또 한명의 핵심 인물로 미국에 머물고 있는 남욱 변호사도 귀국해 조사받을 것이라고 한다. 김만배씨 보강 수사와 영장 재청구도 불가피해 보인다. 검찰은 신속하면서도 객관적 증거에 근거한 수사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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