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기업 국감서 '월성원전·해외자원·가스요금' 도마 올라(종합)

이승재 입력 2021. 10. 1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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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산중위, 석유공사·가스공사 등 국감 진행
野 "채희봉, 월성 폐쇄 지시 장본인" 주장
채 사장 "경제성 평가 조작 지시한 적 없어"
與, 해외자원개발 실패 추궁…"자구책 필요"
가스요금 인상 논의…LNG 가격 상승 반영되나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15.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15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공기업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의혹과 관련된 피감기관과 여야 의원 간 공방이 또다시 이어졌다.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해광업공단 등 주요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사업 실패 사례도 도마 위에 올랐다. 또한 도시가스 요금 인상과 관련된 설전도 벌어졌다.

이날 피감기관에는 석유공사, 가스공사, 한국에너지공단한국에너지재단, 한국지역난방공사, 강원랜드, 대한석탄공사, 한국가스기술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석유관리원, 광해광업공단 등이 이름을 올렸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의혹에 채희봉 "지시한 적 없다"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이날 국감장에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으로 재직할 당시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의 근거가 된 경제성 평가를 조작하도록 지시했다는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의 주장에 대해 "지시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검찰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된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채 사장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긴 바 있다. 김 의원은 언론에 보도된 이와 관련된 공소장을 인용해 채 사장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한 장본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채 사장은 "제가 여쭙겠다. 지금 주장한 내용이 공소장 어디에 나와 있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김 의원이 공소장에 나온 내용이라며 재차 목소리를 높이자, 채 사장은 "제가 아는 사실관계와 다르다"라며 "월성 원전과 관련된 경제성 평가에서 계수를 조작하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채 사장은 "월성 1호기는 서울행정법원에서 안전하지 않은 발전소라고 판결했다"며 "에너지기본계획 수정과 관련해서는 감사원 감사를 통해 문제가 없다고 나온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은 국감장에서 피감기관이 국회의원에게 역으로 질문을 던지는 채 사장의 태도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을 대표해 묻는 의원에게 거꾸로 질문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피감기관의 태도가 아니다"라며 "야당 의원 수가 적어서 여당이 보호해줄 것이라 생각하나. 그런 태도로 공직을 수행했다면 지극히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권명호 의원은 "국감을 준비하면서 제출받은 자료가 미흡할 때는 언론 보도를 의존할 수 있다"며 "당사자는 언론 보도가 잘못됐다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를 하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여당 의원들은 이와는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장에서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적절히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를 지적해야 하는데 이번 국감은 지나치게 정치 국감이 되고 있다"며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에게 공무원이라는 이유 하나로 언론에 보도된 각종 허위 사실 인정하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발언했다.

같은 당 이소영 의원은 "피감기관도 예의와 존중을 갖춰야겠지만 국회도 최소한의 예의와 격식을 갖춰서 말해야 한다"며 "동료 의원이 '대든다'는 표현을 했는데 매우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 직장 상사가 하급자에 그렇게 얘기했다면 인권 침해로 제재 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15. photo@newsis.com

자본잠식에 빠진 석유공사…"정부 도움 필요"


주요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사업 실패에 따른 경영 악화를 추궁하는 의원들의 질의도 이어졌다.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해외 사업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해 심각한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현재 석유공사가 30건의 해외 사업을 진행 중인데 이 가운데 25개 사업에서 회수율이 적자"라고 언급했다.

주요 사례로는 페루 석유회사인 '사비아페루'를 거론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앞서 석유공사는 지난 2009년 콜롬비아 석유공사와 50대 50의 비율로 '사비아페루'를 8억만 달러(약 8300억원)에 인수했고, 이후 올해 초 236만 달러(약 28억원)에 매각했다.

신 의원은 "현재 결과적으로 석유공사는 자본잠식 상태"라며 "회사가 어려운데 연봉 1억원이 넘는 직원의 비중에 2016년 5%에서 2020년 20%까지 늘었다. 자구책이 없는 것이 아쉽다"고 발언했다.

김 사장은 "사비아페루뿐 아니라 2009~2012년에 추진한 사업의 투자 회수율이 낮다"며 "캐나다 하베스트 사업의 경우 투자 회수율이 1%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08년 이전 진행한 사업의 투자 회수율은 114%이고, 2014년 이후에 추진한 사업의 예상 투자 회수율은 120% 가까이 된다"며 "지난해 유가 급락과 코로나19 사태로 2조4000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손실이 없었다면 재무 상태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실적과 관련해서는 "유가 상승으로 영업이익 5000억원이 예상된다"며 "실적도 차츰 개선해가고 있고 자구 노력도 계속하겠지만, 정부 도움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실자산 매각뿐 아니라 사업 포트폴리오를 건강하게 잘 짜서 건강한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강력한 자구책이 뒷받침돼야 하고 구체적인 전략도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핵심 자산 위주로 전략적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대규모 손실로 인한 이자비용이 크기 때문에 자본잠식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채 사장은 "사업 퇴출만으로는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작은 것이 사실"이라며 "기존 사업의 투자비를 줄이는 것뿐 아니라 유망한 프로젝트를 발굴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15. photo@newsis.com

도시가스 요금 오르나…미수금 1.5조 달해


이날 국감장에서는 도시가스 요금과 관련된 논의도 있었다.

채 사장은 "최근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을 감안해 적절한 규모의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이는 계속되는 도시가스 요금 동결에 대해 동의하는지를 묻는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의 주장에 답한 내용이다.

이 의원은 "지난해 7월에 비해 LNG 가격이 10배 정도 올랐는데 요금을 인하한 이후 15개월째 동결하고 있다"며 "민수용 요금 동결에 따른 누적 미수금이 올해 말 기준 1조5000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는 결국 가스요금에 반영되고 국민들이 감내할 수밖에 없다"며 "사라지는 돈이 아니라 결국 언젠가는 국민들이 책임져야 하는 빚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채 사장은 "현재 도시가스 요금 원가 구조가 해외에서 들여오는 연료비 비중이 80%를 차지한다"며 "도시가스 요금 인상으로 반영되지 않은 부분은 회계적으로 미수금으로 처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스공사는 상장사다. 물론 물가당국의 정책 목표도 중요하고 고충도 이해하지만 지금 해외 LNG 가격 상승은 글로벌 현상"이라며 "요금에 대한 원가 부담이 늘어난 부분을 감안해 적절한 수준의 요금 인상을 허용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공공요금 인상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에 채 사장은 "탈원전 때문은 아니고 LNG 가격과 연관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15.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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