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뚜껑·신호등·과속방지턱..사소함서 찾아낸 도시 이야기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신호등과 과속방지턱, 자전거도로 등등 무심코 지나치지만 매일 경험하는 사물들에 담긴 인간과 도시의 진화사가 책으로 나왔다. 저자 로먼 마스와 커트 콜스테트는 '보이지 않는 99%'란 주제로 팟캐스트를 10년간 진행한 경험을 책으로 엮어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더럼에 '깡통따개'라는 별명이 붙은 다리 '노퍽서던-그레그슨 고가교'가 있다. 높이 약 3.6m의 차량만 통과할 수 있는 설계는 1940년 건설 당시에는 충분해 보였다. 하지만 트럭 높이가 높아지면서 교량과 부딪히는 일이 갈수록 잦아져 사고가 발생했다. 인근 주민이 2008년 카메라를 설치해 사고 현장을 기록한 짤막한 영상을 올리자 널리 회자됐다. 이곳은 관계 당국의 책임 전가로 뾰족한 해법을 내지 못하다가 2019년 마침내 노스캐롤라이나 철도회사가 50만달러를 들여 작업을 단행해 약 3.8m로 높였다. 하지만 여전히 더 높은 트럭이 다니는 상황에서 사고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잘못된 사회기반시설은 도시 내에서 해결되지 않는 골칫거리지만 주인의식을 가진 시민 한 명 덕에 해법을 구하려는 시도도 나왔다.
이처럼 도시 공간 곳곳에 숨어 있는 사연들을 알고 나면 주변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뉴욕이나 도쿄, 런던 등 다른 대도시들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격언이 새삼 떠오른다. 다만 서울 등 한국 도시만의 디테일(세부 내용)이 없는 것은 아쉽다. 한국에서도 매일 밟으며 지나가는 보도블록이나 지나치는 도시 구석 공간에 대한 면밀한 탐구가 이어지고 이를 적극 해결하는 과정에서 도시 거주민 99%가 더 행복해질 것 같다.
[이한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코로나 재택근무가 남녀 소득격차 줄일까
- 그림 절반이 잘렸는데 304억에 팔렸다고? `미술계 악동` 뱅크시 그림 3년만에 20배 폭등
- 세포부터 우주까지…거기엔 `열역학` 법칙이
- 신간 다이제스트 (10월 16일자)
- 이주의 새책 (10월 16일자)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사우디 잭팟’ 삼성E&A…이게 끝이 아니다 [BUSINESS]
- ‘파울볼 부상’ 아이칠린 초원 “후두부에 볼맞아…휴식 집중” 활동 중단(종합)[MK★이슈] - MK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