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북한 경제 최악인데 화폐 가치는 오르는 이유

이용성 기자 2021. 10. 1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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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에 극심한 수재까지 겪으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커진 북한에서 원화(북한 원화) 가치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어 배경을 놓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북한 경제가 20년 만의 최저 수준이고 주민들은 10여 년째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는 상황에서 비공식 환율 기준 달러 대비 북한 원화 가치는 지난해 약 15% 오른 데 이어 올해 또 25%가량 상승한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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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에 극심한 수재까지 겪으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커진 북한에서 원화(북한 원화) 가치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어 배경을 놓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의 지폐들. /트위터 캡처

블룸버그에 따르면 북한 경제가 20년 만의 최저 수준이고 주민들은 10여 년째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는 상황에서 비공식 환율 기준 달러 대비 북한 원화 가치는 지난해 약 15% 오른 데 이어 올해 또 25%가량 상승한 것으로 추산된다.

북한의 공식 환율은 지난 10년 동안 달러당 100원가량으로 안정적이지만, ‘장마당’에서 결정되는 비공식 환율은 달러당 5200원에 이른다. ‘장마당 환율’은 일본의 아시아프레스와 서울에 본사를 둔 데일리NK 등이 자체 비밀 네트워크를 통해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NK에 따르면 장마당에서 원화는 2013년 초부터 달러당 8000원 전후에 거래됐으나, 지난해부터 가치가 상승하기 시작해 지난 8월에는 2012년 6월 이후 최고치인 월평균 달러당 4723원까지 올랐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블룸버그에 “어느 나라건 사정이 나빠지면 화폐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북한 원화의 경우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북한 당국이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원화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시도가 계속되면 “결국 실물경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원화 가치 급등이 코로나19 때문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임수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20년 북한이 북중 국경을 폐쇄한 뒤 “수입이 급감하면서 외화 수요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북한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에서 북한으로 수입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매월 작년 동기 대비 90% 이상 감소했고 이후에도 계속 줄고 있다.

김 교수는 그러나 무역량 감소가 원화 가치 급등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라며 “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감소해도 장마당에서 달러 수요가 여전하다면 원화 가치가 급등할 리 없다”고 말했다. 원화 가치 급등은 북한 내 외화 수요 자체가 감소한 때문으로 이는 북한 당국이 외화 사용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

앞서 데일리NK는 지난 4월 북한 소식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금융당국이 주민들에게 외화 보유량을 신고하고 이를 은행에 맡기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북한의 수도인 평양 시내 가게들이 달러나 외화 선불카드 대신 원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이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북한 원화 가치 급등이 정체불명의 투기 세력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그 원인이 무엇이든 원화 가치의 비정상적 상승은 그 끝이 안 좋을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은 대체로 동의한다.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의 레이먼 파체코 파르도 교수는 “일반 주민들에게 그것은 경고신호”라며 “돈이 없는 가난한 북한 주민들의 생활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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