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원은 "집값 상승압력 둔화" 평가했지만.. 시장선 "내리지는 않을 것"

최온정 기자 2021. 10. 15. 14: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부동산가격 상승세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각종 부동산 관련 지표들도 시장이 잠잠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부동산시장의 가격상승 압력을 보여주는 부동산시장 압력지수는 연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매매수요를 보여주는 매매수급지수도 5주째 하락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은 단기적인 추세일 뿐, 집값 상승세는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15일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8월 말 부동산시장의 가격 상승 압력을 보여주는 부동산 압력지수가 132.9를 기록해 전월(143.7) 대비 10.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최근 1년(2020년 9월~2021년 8월) 중 올해 2월(126.6)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용산구와 서초구 일대 아파트. 2021.10.6/연합뉴스

부동산시장 압력지수는 부동산시장과 밀접한 경기동행지수·총통화(M2) 변동률, 미분양 주택 수,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 거시경제·금융 변수를 반영해 시장의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지수 범위에 따라 하강(95 미만), 보합·안정(95~115), 상승(115 이상) 등 3단계로 구분된다.

최근 지수가 115 이상인 만큼 여전히 상승 압력이 있는 상태지만, 수치가 점차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 할만하다. 국토연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의 과열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다는 뜻”이라면서 “보통 가격 변곡점이 생기는 지점에서 지수가 확 꺾이는 경향이 있지만, 조금 더 지켜봐야 추세가 분명해질 것 같다”고 언급했다.

부동산 압력지수를 구성하는 세 축인 주택시장과 전세시장, 토지시장 모두 상승 압력이 작아졌다. 지난 8월 기준 주택시장 압력지수는 143.9로 작년 7월(136.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 달전인 7월(152.9)과 비교해도 9포인트 하락했다. 전세시장 압력지수도 7월 127.8에서 8월 116.7로 하락하면서 상승 단계의 하한선인 115에 근접했다. 같은 기간 토지시장 압력지수도 144.1에서 131.4로 하락했다.

다른 지표로 봐도 과열된 시장 양상은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월 둘째주(14일 기준)까지 5주 연속 하락했다. 특히 둘째주에 기록한 101.9는 올해 4월 셋째주(19일 기준, 101.1) 이후 약 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매매수급지수는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그보다 낮으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매도우위 시장이라는 의미다.

실거래가에서도 집값 상승폭이 둔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1~26일 신고 기준)서울의 아파트 거래 중 직전 거래 대비 가격이 하락한 경우는 35.1%로, 전달인 8월(20.8%)과 비교해 14.3%포인트(p) 높아졌다. 아파트값 하락 비중은 5개월 만에 높아진 것이자 올해 들어 월 기준 최고치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하락세는 단기적인 흐름일 뿐 장기적으로는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다. 고준석 동국대학교 법무대학원 교수는 “상승폭은 왔다갔다 할 수 있지만 상승세는 유지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규제와 공급부족이 예상되는 만큼 집값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시장의 하방압력을 보여주는 다양한 지표에도 불구하고 일반 가구와 중개업소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경우가 많았다. 국토연이 일반가구 6680곳·중개업소 2338곳 대상 전화설문조사를 통해 가격 상승·하락 전망을 집계한 부동산시장 심리지수는 지난 8월 127.8로 전월(126.4)대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125.3)보다도 높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적어도 연말까지 둔화되는 경향이 이어져야 상승세가 꺾였다고 볼 것 같다”면서 “11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고, 최근 금융권의 여신한도 축소로 인해 유동성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아직은 상승세가 확연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