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내주 전세대출 일제 재개.. 딜레마 빠진 가계부채 대책

임대환 기자 2021. 10. 1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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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18일부터 한동안 중단해왔던 전세대출을 일제히 재개한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의 총량 관리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실수요자를 위한 전세대출 규제 방침을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규 가계대출을 전면 중단했던 NH농협은행은 18일 전세자금 대출에 한해 대출을 재개할 예정이다.

금융위가 다음 주 가계부채 보완 대책을 발표할 예정인데, 실수요자를 보호하면서 가계대출을 억제할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고민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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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대출 억제서 선회

연내 ‘최대 20兆 여력’ 확보

전세금 증액분 등 대출 허용

실수요자 보호·총량관리 ‘난제’

정책 혼선따른 신뢰성 타격도

시중은행들이 18일부터 한동안 중단해왔던 전세대출을 일제히 재개한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의 총량 관리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실수요자를 위한 전세대출 규제 방침을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당장 전세계약을 마쳐야 하는 실수요자들의 숨통이 트여 다행이라는 분석과 함께 가계부채로 대표되는 금융 불균형 문제가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가계부채 대책을 추진하면서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 금융당국은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규 가계대출을 전면 중단했던 NH농협은행은 18일 전세자금 대출에 한해 대출을 재개할 예정이다. 국민은행도 18일부터 사실상 각 영업점 한도를 없애 신규 전세자금 대출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재계약하는 전세자금 대출의 경우 전세보증금 증액분만큼으로 대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영업점별 월별 대출 한도를 부여했던 방침은 유지하되, 전세대출의 경우 18일부터 추가 한도를 배정해 사실상 신청된 대출은 실수요자에게 전부 대출해 줄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신규 전세자금 대출에 대해서는 기존처럼 전세보증금의 최대 80%까지 대출해 주되, 재계약을 할 때는 전세보증금 증액분만큼만 대출해 주기로 했다. 시중은행들은 집단대출의 경우 은행권이 공동으로 대책을 마련하기로 함에 따라 논의 결과가 나오는 대로 대출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전세자금 대출 완화로 연말까지 8조 원에서 최대 20조 원까지의 대출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이 정도 여력이면 연말까지 전세자금을 공급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계대출을 강력히 억제하겠다고 공언했던 금융위원회로서는 정책 혼선에 따른 신뢰성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에서 40%가량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전세자금 대출을 억제하지 않으면서 가계부채 증가세도 잡아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금융당국이 향후 효과적인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가 다음 주 가계부채 보완 대책을 발표할 예정인데, 실수요자를 보호하면서 가계대출을 억제할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고민이 커지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대책 발표 내용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가계대출 한도를 5000억 원에서 8000억 원으로 상향해 달라는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의 요청을 거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책 혼선으로 인해 누적돼 가는 금융 불균형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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