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오징어게임의 두가지 오해

김인구 기자 2021. 10. 1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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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식을 줄 모른다.

드디어 세계 최고로 '공인'됐다.

종전 최고였던 '브리저튼'(28일간 8200만 명)을 압도하는 수치다.

하나는 '오징어게임'을 만든 건 한국인데 전 세계적인 신드롬의 혜택은 넷플릭스만 보고 있다는 것, 다른 하나는 자막에 대한 불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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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구 문화부 차장

‘오징어게임’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식을 줄 모른다. 드디어 세계 최고로 ‘공인’됐다. 누적 시청 가구 수 1억1100만 명으로 역대 넷플릭스 시리즈 중 최다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였던 ‘브리저튼’(28일간 8200만 명)을 압도하는 수치다. 그런데 상찬(賞讚) 끝에 슬슬 부정적 뉴스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하나는 ‘오징어게임’을 만든 건 한국인데 전 세계적인 신드롬의 혜택은 넷플릭스만 보고 있다는 것, 다른 하나는 자막에 대한 불만족이다.

우선 첫째부터 보자.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등 천문학적인 수익을 챙겼으나 한국 제작사에 건넨 돈은 약 200억 원뿐이라는 ‘상대적 박탈감’ 식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국내 드라마 제작 시스템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사람들에겐 말도 안 되는 억지다. 200억 원이면 에피소드 한 편당 약 22억 원으로 절대 적지 않은 금액이다. 국내 지상파에 납품하는 드라마 편당 제작비는 5억∼6억 원 안팎이다. 또한 여기엔 10% 정도의 제작사 이윤이 포함돼 있다. 방송국 룰에선 5%도 어려웠던 부분이다. 더구나 이 돈은 작품의 성패와 상관없이 먼저 지급된다. ‘폭망’의 위험을 넷플릭스가 고스란히 감수하는 것이다. 돈을 더 많이 받고, 제작 자율성이 보장되며, 실패할 위험도 없으니 제작사로선 안 할 이유가 없다. 넷플릭스만 좋은 게 아니다.

둘째는 자막 논란이다. 영국 BBC는 “번역이 나빠서 원래 의미를 잃는다”는 한 트위터의 말을 빌려 ‘오징어게임’ 번역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도 ‘오빠’라는 대사를 ‘올드맨(old man)’으로, 아줌마를 ‘그랜드마(grand ma)’라고 한 데 대해 호칭의 맛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것도 일부 자막의 문제점에만 집착한 탓이다. 그 외 대부분의 번역 작업은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넷플릭스는 꾸준한 서비스로 자막 읽기를 피해온 영미권 시청자들의 습관을 바꿨다. 봉준호 감독이 골든글로브에서 “자막 1인치의 벽만 넘으면 훨씬 더 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고 한 말과 일맥상통한다.

넷플릭스를 두둔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지금이야말로 K-콘텐츠가 더욱 긴장해야 할 시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넷플릭스의 ‘좋은 조건’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당장은 좋지만 그들은 점차 비용은 더 줄이고 수익은 더 높일 것이다. 국내 지식재산권(IP) 시장이 잠식될 수 있다.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 행태에서 이런 우려가 현실화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넷플릭스의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가 쓴 ‘규칙없음’에는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이 나온다. 봉이 김선달 같은 방법으로 망 사용료를 내지 않은 무용담을 늘어놓고 있다. 넷플릭스가 좋은 콘텐츠를 지속 공급하면서 망 가입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므로 넷플릭스가 늘어난 트래픽에 대한 사용료를 낼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받아야 한다는 기막힌 논리였다. 따라서 넷플릭스 계약 조건에 대한 보다 냉정한 접근이 필요하다. 방송사는 물론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은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다음 달엔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상륙한다. K-콘텐츠엔 큰 기회가 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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