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때 태어난 라니에리, "내가 좀 어리잖아..왜 웃어?"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만 69세인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이 스스로를 “너무 어리다”라고 표현했다. 기자들의 미소를 보고는 “왜들 웃어?”라며 자신도 웃었다.
라니에리 감독은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왓포드 새 감독으로 부임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2부리그에서 EPL로 승격한 왓포드는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시스코 뮤네스 감독을 경질하고 베테랑 감독 라니에리를 모셔왔다. 계약 기간은 2년이다.
라니에리 감독은 나폴리, 발렌시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첼시, 파르마, 유벤투스, AS 로마, 인터 밀란, AS 모나코, 레스터 시티, 삼프도리아 등에서 감독을 맡아 세계적인 명장으로 인정받았다. 그중에서도 레스터 시절 지도력이 가장 눈길을 끈다. 2015-16시즌에 레스터를 이끌고 구단 통산 첫 EPL 우승을 달성했다. ‘레스터 동화’라고 불릴 정도로 믿기 어려운 성과였다.
레스터에서 나와 낭트, 풀럼, 로마, 삼프도리아를 거친 라니에리 감독은 4년 만에 EPL로 돌아왔다. 그는 14일(한국시각) 열린 왓포드 부임 기자회견에서 “왓포드 회장 가문인 포조 집안을 잘 안다. 20년 전에 포조 가문은 나를 우디네세 감독으로 앉히려 했지만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라고 옛 인연을 들려줬다.
이어 “최근 왓포드가 리즈 유나이티드전에서 패배하자 포조 회장이 내게 ‘왓포드로 오시겠습니까?’라고 물었다. 난 ‘아무렴 좋습니다’라고 답했다. EPL로 복귀하게 되어 정말 행복하다. 이곳은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다. 왓포드가 EPL에 잔류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라니에리 감독은 1951년 10월 20일에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났다. 우리나라에선 한창 6.25 전쟁이 벌어질 때였다. 약 일주일 뒤면 라니에리 감독은 만 70세에 접어든다. 현역 EPL 감독 중에서 최고령이다. 최근까지 크리스털 팰리스 지휘봉을 잡았던 로이 호지슨 감독은 만 74세에 물러났다.
라니에리 감독은 나이 관련 질문에 “인생은 때때로 오르막일 때도 있고, 내리막일 때도 있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제 갈 길을 가겠다. 게다가 난 너무 어리다”라고 답했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이 소리 내어 웃자 라니에리 감독은 “다들 왜 웃지?”라고 되물으며 자신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왓포드는 오는 16일 홈에서 리버풀과 리그 8라운드를 치른다. 라니에리 감독은 “리버풀전에서 무실점을 거두면 선수들에게 한턱 쏘겠다. 피자는 너무 약하다. 그보다 더한 걸 대접하겠다”라고 복귀전 공약을 걸었다.
[사진 = 왓포드 홈페이지]-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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