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바로 보기] 일본 국민 작가들의 장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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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한·일 간 왕래가 막힌 지 2년이 됐다.
올해 노벨문학상 후보로 마지막까지 거론됐던 무라카미 하루키를 비롯한 일본 작가들은 한국 내 팬이 적지 않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산골 기차역에 기차가 멈춰섰다"로 시작되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雪國)'은 일본 문학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도 한 번쯤 들춰보는 소설이다.
올가을에는 한국과 일본 국민이 상대국 소설을 한 권씩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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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한·일 간 왕래가 막힌 지 2년이 됐다. 여행·항공·숙박 등 관련 업체와 종사자들은 죽을 맛이다. 반면 언택트 시대를 맞아 한국 드라마와 영화, K-팝 등은 일본에서 인기가 치솟고 있다. 한국에서도 일본 애니메이션과 소설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올해 노벨문학상 후보로 마지막까지 거론됐던 무라카미 하루키를 비롯한 일본 작가들은 한국 내 팬이 적지 않다.
무라카미의 신작은 출간 즉시 한국어판으로 나온다. 상당수 그의 작품이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는 ‘노르웨이의 숲’ ‘해변의 카프카’ ‘IQ84’ 등 20여종의 책이 별도로 진열돼 있다.
요즘 ‘코로나 무력감’을 달래기 위해 소규모 독서모임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서양 고전문학과 함께 일본 현대소설도 많이 선택된다. 무라카미(1949~)는 물론, 일본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와 나쓰메 소세키(1867~1916)의 인기가 특히 높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산골 기차역에 기차가 멈춰섰다”로 시작되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雪國)’은 일본 문학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도 한 번쯤 들춰보는 소설이다. 첫머리는 중북부 접경인 군마현과 니가타현을 잇는 시미즈터널을 빠져나오면서 만나는 ‘눈의 세상’을 묘사했다. 이 책은 이국적인 산골 풍경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야스나리 특유의 감성으로 잘 나타냈다. 1937년 첫 출간된 후 일본 서정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힌다.
노벨상 수상자는 아니지만 일본 대표 ‘국민작가’는 단연 나쓰메 소세키다. 1984년부터 2004년까지 1000엔권 지폐에 그의 초상이 사용될 정도로 일본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1905)’가 호평을 받으며 작가의 길에 들어선 뒤 ‘도련님’ ‘산시로’ 등을 썼다. 내출혈로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인 1914년에 펴낸 ‘마음(心)’은 우리나라 독서모임의 단골 작품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100년도 더 지난 현재의 우리 상황을 그려냈다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예전에 그 사람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는 기억이 이번에는 그 사람 머리 위에 발을 올리게 하는 거라네.” “세상에 그렇게 틀에 박힌 듯한 나쁜 사람이 있을 리 없지. 평소에는 다들 착한 사람들이네. 그런데 막상 어떤 일이 닥치면 갑자기 악인으로 변하니까 무서운 거네. 돈이지. 돈을 보면 그 어떤 군자라도 금세 악인이 된다네.”
인간의 본연을 발견하고 마주한다는 것은 필연적이지만 매우 씁쓸한 경험이 분명하다. 이 씁쓸한 경험을 매우 섬세하고 솔직하게 재구성한 작품이 바로 ‘마음’이다. 나쓰메의 작품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읽은 사람들에게 큰 공감을 준다.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가 눈앞에 왔다. 한·일 관계도 이제 달라져야 할 때다. 한 나라를 제대로 상대하려면 그들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소설은 그걸 가능케 하는 좋은 통로다. 올가을에는 한국과 일본 국민이 상대국 소설을 한 권씩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최인한 시사아카데미 일본경제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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