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리뷰]'한창나이 선녀님', 또박또박 뚜벅뚜벅 성큼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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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밈없는 삶을 골똘하게 들여다보다 그만 가슴이 촉촉해지는 이야기.
'한창나이 선녀님'(감독 원호연)은 그런 다큐멘터리다.
강원도 어느 산골, 홀로 소를 먹이고 한글을 배우고 집을 짓는 어느 여인의 삶을 가만히 지켜보다보면 어느덧 함께 목이 메이고 미소가 지어진다.
3년 전 남편을 암으로 떠나보낸 그녀의 삶은 그 전과 같고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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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꾸밈없는 삶을 골똘하게 들여다보다 그만 가슴이 촉촉해지는 이야기. '한창나이 선녀님'(감독 원호연)은 그런 다큐멘터리다. 강원도 어느 산골, 홀로 소를 먹이고 한글을 배우고 집을 짓는 어느 여인의 삶을 가만히 지켜보다보면 어느덧 함께 목이 메이고 미소가 지어진다.
강원도 삼척의 어느 산 속. 18살에 시집 와 한 평생을 그곳에서 산 68살의 주인공 임선녀 님의 집이 그 곳에 있다. 3년 전 남편을 암으로 떠나보낸 그녀의 삶은 그 전과 같고도 다르다. 평생 키운 소를 여전히 먹이고 돌보고, 감도 따고 깨도 터느라 쉴 틈이 없다. 하지만 선녀님은 매번 2만6000원씩 택시비를 들여 학교에 가고, 밤이면 숙제에도 열심이다. 얼마 전부터는 양지바른 터에 집도 짓기 시작했다.
"아무 것도 모르고 아등바등 사는데, 무슨 꿈이 있겠소. 하루하루 살아요"라던 그녀. 하지만 어느덧 관객은 알게 된다. 소 치느라 제대로 한 번 떠나는 일 없이 오래된 집에서 아내로, 엄마로 살았던 그녀가 평생을 살아온 곳에서 또 하나의 삶을 준비하고 있다는 걸. 그리고 또박또박 쓴 글씨체를 닮은 그녀의 성정과 나무꾼 없이도 뚜벅뚜벅 성큼성큼 제 길을 가는 선녀님의 상큼한 에너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감독의 카메라는 선녀님의 일상을 그저 따라다닌다. 한 마디 말 없이 오직 그녀의 삶을 비춘다. 그 담백하고 정직하며 어쩌면 집요하기도 한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카메라에 기꺼이 마음을 열어 준 산골의 촌부에게 어느덧 마음이 열리는 순간이 온다. 세월의 풍파를 고스란히 맞은 듯 주름진 얼굴을 따라 가슴이 미어지고 미소가 지어지고 만다.
구구절절한 설명과 설득 없이도, 그저 드러냄으로써 관객의 마음을 흔드는 다큐멘터리의 힘이다. 평범한 삶 속에서 건져낸 찬란한 순간들 또한 마찬가지다. 그 삶에 스민 강원도의 사계도 영화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KBS '인간극장'과 영화 '강선장 '선두' 등을 선보이며 10년 넘게 다큐멘터리 외길 인생을 걸어온 원호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올해 열린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의 관객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산골짜기 노년의 이야기를 담은 흥행 다큐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평행이론마저 일며 개봉 전부터 관심을 얻었다.
10월 20일 개봉.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8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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