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노인 많고 계단에 잡동사니"..대만 화재참사 원인 드러나

2021. 10. 1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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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가오슝시의 주상복합건물에서 큰 불이 나 최소 87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대형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현지 경찰은 이번 참사가 용의자 황 모 씨가 이날 새벽 건물 1층 골동품 가게에서 향을 피운 뒤 술을 마시다가 제대로 꺼지지 않은 향을 쓰레기통에 버렸고, 쓰레기통에서 난 불이 옆에 있던 가스난로로 옮겨붙으면서 대형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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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서민 주거지..과거에도 10여 차례 화재 발생
방화벽 누군가 뜯어 팔아..불길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상가 인테리어 자재는 소방 기준 미달
대만 가오슝 청충청 빌딩 화재 현장 / 사진 = AP

대만 가오슝시의 주상복합건물에서 큰 불이 나 최소 87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대형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이 건물에는 독거노인들이 많이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4일 연합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화재 참사가 난 청충청 빌딩은 도심 노후 주거지에 있는 건물입니다. 거주비가 비교적 싼 서민 주거지로 이전에도 여러 차례 크고 작은 불이 난 적 있습니다.

해당 지역 이장인 린촨푸 씨는 "과거에 불이 최소 10번 났고 그중 1999년 화재는 매우 심각했다. 다행히 낮에 발생해 사상자가 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린 씨는 "청충청 빌딩에 홀로 사는 노인들이 많았다. 20여 명에 달하는 독거 노인들에게 전화해 이들이 무사한지 확인하는 것이 나의 일 중 하나였다"고 말했습니다.

청충청 빌딩은 지은 지 40년이 돼 노후화가 심각했습니다. 일대에서 '가오슝 제1의 귀신 건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임대료가 한 달에 최저 2,000~3,000 대만 달러(약 8만 4,000원~12만 6,000원)가량으로 저렴해 서민들이 많이 거주했습니다.

이 건물은 원래 지상 13층 주상복합 건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지상 1~5층 상가는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고 7~11층에만 약 120가구가 살고 있었습니다.

매우 열악했던 청충청 빌딩 관리 상태가 화재에 따른 인명피해가 커진 원인이 됐습니다.

이 건물 주민 다이 씨는 중앙통신사에 "6층과 7층 사이에 원래 방화벽이 있었는데 아마도 어떤 주민이 몰래 뜯어다가 팔아버려 불길이 곧바로 위로 올라오게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린촨푸 씨는 최근에야 외부 지원을 받아 공용 공간에 소화기 15대를 놨지만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많아 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만 가오슝 청충청 빌딩 화재 현장 / 사진 = AP

이번 화재는 1층에서 처음 시작된 뒤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퍼져나가면서 큰 인명 피해를 냈습니다.

폐쇄회로(CCTV)에 녹화된 영상에는 폐쇄된 1층 가게에서 시작된 불이 불과 1분 만에 1층 전체로 번져 나가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더욱이 주민 대부분이 깊게 잠든 새벽 시간 발생한 화재였고, 불길이 급속히 건물 전체로 퍼진 데다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들이 많아 대피도 어려웠습니다.

불길과 연기를 뚫고 건물에 들어간 소방대원들이 120가구에 달하는 집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구조하는 데도 어려움이 컸습니다.

소방 당국은 "건물이 낡은 데다 실내 공용 공간 곳곳에 잡동사니들이 많아 구조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리칭슈 가오슝 소방국장은 이번 화재가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진 주된 원인이 '새벽 시간대 발생', '높은 노인 거주 비율', '계단에 가득 쌓인 잡동사니', '소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상가 인테리어 자재' 등에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지 경찰은 이번 참사가 용의자 황 모 씨가 이날 새벽 건물 1층 골동품 가게에서 향을 피운 뒤 술을 마시다가 제대로 꺼지지 않은 향을 쓰레기통에 버렸고, 쓰레기통에서 난 불이 옆에 있던 가스난로로 옮겨붙으면서 대형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대만 가오슝 청충청 빌딩 화재 현장 / 사진 = AP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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