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잘못 꿴 첫 단추', 켈리가 바로 잡았다

안승호 기자 입력 2021. 10. 15. 08:53 수정 2021. 10. 1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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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LG 켈리. 연합뉴스


LG의 8연전 출발이 힘겨웠던 건 첫날 월요일 경기에서 비롯됐다.

지난 11일 잠실 KT전. 선발 이민호가 제구 난조로 3이닝밖에 버티지 못했다. 사실, 이날 이민호의 선발 이닝은 LG의 전체 운영에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였다. 다음날인 12일 문학 SSG전 선발인 앤드류 수아레즈가 부상 뒤 페이스를 올리는 과정에서 60구 전후만을 던지기로 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8연전 첫날 경기를 아쉽게 놓친 데다 불펜 이닝마저 6이닝에 이르면서 그 여진이 도미노처럼 다음날과 그 다음날 경기까지 전해졌다.

수아레즈 역시 60구를 효과적으로 던져 4~5이닝까지 선발 이닝을 늘려줬으면 전체 투수 운용에 힘이 됐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무실점 피칭에도 3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이날도 불펜의 책임은 6이닝으로 늘어났다.

13일 사직 롯데전의 선발 임찬규는 5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다. 잘 던졌지만, 하필이면 이날 경기의 투구 이닝이 최근 7경기 중 가장 짧았다. 앞선 2경기에서 불펜 소모가 많은 상황에서 LG에는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또 평소의 필승조 운영과는 다른 패턴의 운영이 이어진 결정적 이유이기도 했다.

사흘간 2무1패. 뭔가 아쉬운 전적보다는 선발진이 11이닝만을 소화하고, 불펜에서 16이닝을 버티는 피로도가 눈에 띄는 레이스였다.

LG에는 기분 나빴던 흐름을, 외국인 에이스 켈리가 지난 14일 사직 롯데전에서 바꿔놨다. 켈리는 6이닝을 4피안타 무실점으로 선발 마운드를 지키며 혼란에 빠져있던 LG 불펜진을 ‘리셋’시키는 단추를 눌렀다.

류지현 LG 감독이 경기 뒤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자평한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이었다.

이날 LG는 초반 3점을 먼저 얻었지만, 추가점이 나오지 않아 불안한 리드가 거듭되던 중이었다. 그럼에도 켈리는 1점의 추격도 허용하지 않았고 6회초 대거 5득점을 등에 얻으며 여유 있는 강판이 가능해졌다.

1점차 승리나 10점차 승리나 모두 1승이지만, LG에는 필요할 때 나온 13-3 대승이었다. LG는 켈리의 무실점 역투 속에 경기 중반 점수차를 벌려가며 주초 피로도가 높았던 불펜 승리조에 산소를 공급할 기회를 찾았다. 함덕주가 올라와 1이닝을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할 기회도 얻었다.

월요일에 시작된 8연전의 불편한 여정. 일단 8연전 한복판인 목요일에 등판한 켈리가 그 흐름을 다시 정리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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