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돋보기] 매출 70% 준다는데..웹툰·웹소설 작가 카카오엔터 분노 '왜?'

윤선훈 입력 2021. 10.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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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최대 45% 떼 가는 경우 많아..사실상 거절 어려운 MG 계약 관련 지적도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웹툰·웹소설 작가들에게 전체 매출의 평균 70%를 배분한다고 주장했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가 지난 1일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발언한 내용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작가들은 부글부글 끓는 모양새다. 교묘하게 사실을 왜곡해 결과적으로 작가들의 인식과는 동떨어진 주장을 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카카오엔터는 이러한 주장을 근거로 플랫폼이 작가들보다 매출을 많이 가져가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작가들은 카카오엔터의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다. 유튜브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국감을 지켜보던 작가들이 거세게 반발한 이유다.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 "작가보다 매출 더 가져가지 않아"…작가들은 '갸웃'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진수 대표는 카카오엔터의 수수료에 대해 "수수료가 30~50%라고 하는데 iOS의 경우 인앱 결제 강제화 이후 표준계약 기준으로 애플이 수수료 30%를 떼 가고, 저희 쪽에서 10%를 가져가는 정도이며 안드로이드는 5~6% 결제수수료를 제외하고 25% 정도를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근거로 이 대표는 "실제 작가들에게 돌아가는 정산률은 지난 7년간 평균 66%였으며 올해는 70%가 넘는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복수의 작가들은 이 대표가 말한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수료 비율이 계약서상으로 명시돼 있다고 토로한다. 특히 MG(미니멈개런티·선투자금)를 받게 되면 많은 경우 카카오엔터가 매출의 45%에 달하는 수수료를 떼 가고, 나머지 매출 중 절반 정도를 에이전시(CP)가 가져가기 때문에 실제 작가들에게 돌아가는 비율은 30% 수준에 불과하다고 항변했다.

MG는 일종의 '선인세' 개념이다. 카카오엔터가 작가에게 일정 액수를 우선적으로 지급하는 대신, 본격적으로 작품이 팔리고 매출이 나게 되면 카카오엔터 쪽에서 작가나 에이전시에게 돌아가는 매출분 중 선인세 지급액을 빼고 매출을 정산한다. 카카오엔터는 이와 함께 MG 계약을 맺을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수수료 배분율을 더 높게 가져간다.

상당수 작가들은 이에 대해 불만이 크다. 국감에서 웹툰·웹소설 작가들의 수수료 문제 등을 질의한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MG가 낀 상태로 정산을 했을 때 수익 배분율에 대한 업체와 작가들 간 인식 차이가 있다"며 "카카오엔터 쪽은 작가들을 위해 MG까지 보장했다는 입장인 반면 작가들은 어차피 내가 받아야 할 돈 중 일부를 선입금하는데 수수료까지 더 떼 가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작가들은 카카오엔터에서 제안하는 MG를 사실상 거절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카카오엔터가 에이전시나 작가들에게 MG를 지급한 작품을 중심으로 각종 프로모션과 마케팅 등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프로모션 여부에 따라 초반 조회수 등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45%에 달하는 수수료가 플랫폼에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카카오페이지에 웹소설을 연재하는 한 작가는 "물론 MG를 받지 않는 대신 상대적으로 수수료를 낮게 책정하고 연재할 수도 있지만, 카카오엔터는 MG를 한 작품에 대해 프로모션과 마케팅 등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고 페이지 전면에 배치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러다 보니 카카오엔터가 먼저 MG를 제안할 경우 작가들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흥행작의 경우 억대 수익이 나기 때문에 그만큼 수익 배분율이 중요한데, 카카오엔터가 MG 지급을 이유로 회사 측에 돌아가는 매출 비율을 크게 높이면서 결과적으로 작가들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더욱 줄게 된다. 웹소설업계 한 관계자는 "MG를 채택하는 플랫폼이 카카오페이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상대적으로 카카오페이지의 수수료가 높고 MG를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작가들의 불만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가 1일 열린 국회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MG 계약, 사실상 필수"…마케팅 비용 전가한다는 지적도

이러다 보니 업계 일각에서는 카카오엔터가 사실상 작품에 대한 마케팅 비용을 에이전시와 작가들에게 전가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다리면 무료' 등으로 프로모션하는 작품에 대해 독자들에게 무료 이벤트 캐시를 제공하는데, 이 같은 마케팅에 사용되는 비용을 수수료를 더 떼감으로서 충당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마케팅이 집중되는 작품들은 카카오엔터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경우가 많다. 복수의 작가들 역시 자신들이 프로모션 비용을 사실상 책임진다고 언급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다무' 계약을 맺은 작품들을 중심으로 이벤트 캐시 등 마케팅을 집중하는데, 이를 통해 수익이 늘어난다는 이유로 작가들에 대한 정산율을 낮춘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어차피 해야 할 마케팅으로 인해 들어가는 비용을 작가들에게 떠넘기는 셈"이라며 "더욱이 MG를 받고 수수료를 45% 떼 간다고 해서 반드시 마케팅에 힘을 싣고 그것이 작품 조회수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이 경우 작가들은 더 큰 부담을 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물론 이 같은 프로모션으로 실제 더 많은 수익이 돌아가는 작가들도 있기에 카카오엔터가 주장하는 평균 70%의 정산율이 나올 수는 있다"면서도 "평균보다 적은 수익을 배분받는 작가들이 수두룩하다는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실제로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지난달 14일 성명서를 통해 "카카오는 소위 '오리지널콘텐츠'라는 자사의 독점작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마케팅을 추가로 해 준다는 명목으로 유통 수수료 20%를 별도로 출판사와 작가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수 웹소설 플랫폼들이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지만 특히 카카오엔터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 대표가 작가·에이전시 간 계약에 대해서는 카카오엔터가 개입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것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엔터에 연재하는 대부분의 작가들은 중간에 에이전시를 끼고 계약하는데, 에이전시 중 일부는 카카오엔터의 자회사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들은 카카오엔터도 관련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고 본다.

작가들은 이처럼 이진수 대표가 이러한 사실에 대한 언급은 쏙 빼놓은 채, 자신들이 추산한 평균치만으로 수수료 비율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것이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평균치만으로는 볼 수 없는 '평균의 함정'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청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진행된 한국콘텐츠진흥원 국감에서 "카카오엔터 대표가 지난 1일 국감에서 한 말이 다 거짓말인데, 혼내줘서 고맙다는 웹툰·웹소설 작가들의 문자메시지를 많이 받았다"라며 "부당한 유통 질서를 바로잡지 않으면 신진 작가들은 없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카카오엔터를 국감에서의 위증 혐의로 고발 추진 중이라고 언급했다.

◆카카오엔터 "작가 수익 보장하기 위해 노력…작가들과 소통 늘릴 것"

카카오엔터는 이러한 불만들을 알고 있지만, 실제 누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 작가들에게 정산된 비율을 계산한 결과가 맞다는 입장이다. 마케팅 목적으로 이용자들에게 지급하는 '이벤트 캐시'를 작가들에게 정산을 해 주는 등 작가들의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계약서에 명시된 수수료보다 실질적으로 더 많은 수익이 작가와 에이전시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이벤트 캐시를 작가들에게 정산해 주는 부분이나 작품에 대한 마케팅을 하는 비용 등을 감안하면 평균적으로 전체 매출의 약 20% 정도를 쓰게 된다"며 "그러한 것들을 전부 감안해서 66%~72% 정도의 평균 정산율을 계산한 것"이라고 말했다.

MG에 대해서도 기존 웹툰·웹소설 플랫폼에서 주로 하던 MG와는 구조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MG 계약에도 다양한 방식이 있는데, 일부 플랫폼은 MG로 작가들에게 지급한 수익이 다 채워질 때까지 MG 지급 기한을 무한정 늘리거나(즉 유료수익을 배분하지 않거나), 해당 월에 채 갚지 못한 MG를 소거하지 않고 다음달로 이월시키는 등의 방식을 활용한다. 이에 비하면 카카오엔터가 채용한 방식은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또 작가들이 MG를 채택할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카카오엔터는 국감에서 거론된 사항에 대해 순차적으로 개선해 나가려는 움직임에 나섰다. 회사 측은 우선 지난 7일 자회사 에이전시 7곳을 대상으로 '자회사 전수 조사'를 하겠다고 예고하고 계약서 전달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앞서 이진수 대표가 국감에서 자회사 에이전시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겠다고 언급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이진수 대표가 국감 다음날인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보면 향후 카카오엔터의 추가적인 변화를 예상케 한다. 이 대표는 "밤늦게까지 이어진 마라톤 미팅을 통해 우리가 가야 할 방향성과 과제, 책임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며 "그 동안 시장의 '성장'만을 바라보며 달려왔던 카카오엔터가 이제 산업이 '성숙'하게 될 수 있도록 가장 앞장설 것"이라고 썼다.

카카오엔터 측은 "사업 초기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면서 산업을 키워 왔고 그렇게 나온 수익을 다시 작가들에게 투자를 하면서 이러한 수익 구조를 정립해 왔다"며 "새롭게 진출한 작가나 에이전시들도 이 같은 구조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소통이 부족했다고 보고 있으며 현재 개선안 마련을 위해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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