홑몸이 아니시네요 [우리말 톺아보기]

2021. 10. 1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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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0일은 임산부의 날이었다.

임신 기간 10개월 동안 건강한 아이를 품고 출산토록 하여 임산부(임신부와 산부를 아울러 이르는 말)들이 배려받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임신부에게 '아이를 임신하여서 몸이 힘들겠다'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홑몸이 아니시네요?"로 표현하고 '홑몸[혼몸]'이라고 정확히 발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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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지난 10월 10일은 임산부의 날이었다. 임신 기간 10개월 동안 건강한 아이를 품고 출산토록 하여 임산부(임신부와 산부를 아울러 이르는 말)들이 배려받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아직 배 속에 아이를 품은 임신부를 배려하기 위해, 자리를 양보하면서 “홀몸이 아니시네요?” 하며 말을 건네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 표현은 임신부에게 상당히 실례를 범할 수 있는 말이다.

‘홀몸’은 ‘배우자나 형제가 없는 사람’을 의미하며, ‘짝이 없이 혼자뿐인’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홀-’과 ‘몸’이 결합하여 만든 파생어이다. ‘홀아버지’, ‘홀어머니’ 등이 만들어진 원리이다. “홀몸이 아니시네요?”라는 말은 임신부에게 ‘혼자가 아니라 배우자나 형제가 있겠다’라는 의미를 전하는데, 잘못된 맥락이다.

임신부에게 ‘아이를 임신하여서 몸이 힘들겠다’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홑몸이 아니시네요?”로 표현하고 ‘홑몸[혼몸]’이라고 정확히 발음해야 한다. ‘홑몸’은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딸린 사람이 없는 혼자의 몸’과 ‘아이를 배지 아니한 몸’으로 ‘아니다’와 관용적으로 구성된다. ‘홑몸’도 마찬가지로 ‘한 겹으로 된’ 또는 ‘하나인, 혼자인’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홑-’과 ‘몸’이 어우러져 단어가 되었다. ‘홑바지’, ‘홑껍데기’처럼, 임신부의 몸이 아이를 배고 있어서 ‘한 겹이 아님’을 상징하는 것과 같이 떠올릴 수 있겠다.

이때 ‘홑몸’은 끝소리 법칙에 따라, [혿몸]이 되었다가 자음동화 현상을 다시 거치면서 [혼몸]으로 소리 내야 한다. ‘홀몸’은 그대로 [홀몸]으로 소리 내면 된다.

박미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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