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 쑥쑥 키워드릴게.. 스마트 텃밭 시대

장형태 기자 2021. 10. 1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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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도 허브도 꽃도, 씨앗만 넣으면 OK.. 식물재배기 잇따라 등장
집에서 식물을 키우려는 홈가드닝족이 늘면서 가전업체들이 속속 식물 재배용 가전을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14일 자동식물재배기인 '틔운'을 공개했다. 쌈채소뿐 아니라 꽃까지 재배할 수 있다. /LG전자

코로나 이후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면서, 식물을 직접 키우고 싶어하는 홈가드닝족을 노리는 전자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농사·원예 지식이 없는 일반인을 위해 상추 같은 식용 작물부터 허브와 각종 꽃까지 씨앗만 넣으면 알아서 키워주는 편리한 기능을 앞세운 제품들이 ‘식물 재배기’라는 새로운 전자제품 카테고리를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 마켓앤드마켓은 내년 글로벌 식물재배기 시장이 184억달러(약 21조8426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핵심 가전 기술 다 모인 자동 식물재배기

LG전자는 14일 자동 식물재배기 ‘틔운’을 출시했다. LG전자가 신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만든 사내독립기업인 ‘스프라우트 컴퍼니’가 내놓은 첫 제품이다. 틔운에는 냉장고·에어컨·정수기 같은 LG전자의 가전 개발 노하우가 대거 활용됐다.

LG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대 IT 박람회 CES2020에서 처음 공개했던 대형 냉장고 크기의 식물재배기를 한국 가정 환경에 맞춰 높이 81.5㎝, 너비 59.5㎝ 정도로 줄였다. 오븐이나 와인셀러를 연상시키는 외형의 틔운은 식용 작물뿐 아니라 꽃, 허브 같은 식물까지 최대 60개 모종을 동시에 기를 수 있다. 계절에 관계없이 채소는 약 4주면 꺼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자라고, 꽃은 약 8주면 핀다.

LG전자는 온도를 정밀하게 제어하기 위해 디오스 냉장고의 핵심 기술인 인버터 컴프레서를 적용했고, 휘센 에어컨의 공조 기술을 넣어 내부 공기 흐름을 최적화하고 환기를 쉽게 했다. 또한 하루 8번 식물에 물을 자동으로 줄 수 있도록 정수기의 급수 기술을 적용했다. LG전자는 “원예 지식과 흙·벌레 걱정 없이 식물을 키우는 즐거움만 느낄 수 있도록 했고, 씨앗에도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한 최신 기술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기기 가격은 149만원이고, 샐러드용 채소·허브·꽃 등 씨앗이 담긴 패키지는 3만~4만2000원 선에 판매한다. LG전자는 틔운에서 키운 꽃과 허브를 책상이나 창가 등에 올려놓고 감상할 수 있는 액세서리 ‘틔운 미니’도 출시할 계획이다.

에스토니아 스타트업 클릭앤드그로는 씨앗 캡슐만 넣기만 하면 알아서 물·양분·빛을 공급하는 스마트화분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클릭앤그로우

◇채소부터 꽃까지 구독해서 기른다

렌털 업체들도 가정용 식물재배기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식물재배기는 에어프라이어 같은 조리 가전처럼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식물 씨앗이나 모종을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구독 형태가 인기”라고 했다. 교원웰스는 2017년 국내 최초로 가정용 식물재배기 웰스팜을 출시했다. 웰스팜은 지난해 1만6000대가 팔렸는데, 2019년 판매량(6000대)의 세 배 가까운 수치다. 교원웰스는 “올해는 2만5000대가량 팔릴 것”이라고 했다. 월 2만원대 구독료를 내면, 수십 가지 채소 중 원하는 품종의 모종을 함께 보내준다. 일반 쌈채소뿐 아니라 숙면이나 항암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채소까지 다양한 것이 장점이다.

렌털 업체 SK매직도 지난해 9월 가정용 스마트 식물재배기 스타트업 에이아이플러스를 인수해 식물재배기 렌털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서 인기를 끌고 있는 에스토니아 스타트업 클릭앤그로우도 물만 채워주면 자동으로 식물을 자라게 해주는 스마트화분을 구독형으로 판매한다. 블루투스 스피커만 한 화분에 방울토마토·산딸기·로메인상추·고추·라벤더 등 70여 종의 씨앗 캡슐을 심어두면 알아서 자라는 방식이다.

작물 재배용 LED 조명만 파는 중소기업·스타트업도 있다. 대부분 기업에 스마트팜용 조명을 공급하다가, 홈가드닝 열풍을 맞아 가정용 고객을 노리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업체들이다. 식물 생장용 발광다이오드(LED) 전문 브랜드 히포팜텍은 이달 초 가정용 식물 생장 LED 조명 4종을 출시했다. 스마트팜용 조명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퓨쳐그린도 최근 개인용 LED 조명을 제작해 온라인 판매에 들어갔다. 제품마다 조명의 출력 및 방향을 달리해 소비자가 재배하는 식물 종류에 따라 적합한 제품을 고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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