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화살 난사로 5명 숨져.."오징어게임 사이렌 소리 들렸다"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남서쪽으로 약 80㎞ 떨어진 인구 2만6000명의 소도시 콩스베르그에서 한 남성이 번화가를 돌아다니며 화살을 마구 쏘아 최소 5명이 숨졌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 영국 BBC,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용의자는 12일 오후 6시10분 ‘쿱 엑스트라’라는 상점에 들어가 공격을 시작했다. 이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향해 화살을 쏘아댔다. 경찰은 오후 6시30분 해당 사건을 접수한 후 즉시 출동해 20분 만에 용의자를 검거했다. 용의자는 콩스베르그에 거주하는 37세 덴마크 남성으로 검거 당시 화살과 활 외에도 칼과 다른 무기를 소지한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이슬람교로 개종한 뒤 최근 급진화 징후를 보였다.
현지 경찰서장인 오인빈드 아스는 “여러 명이 부상당했고 불행하게도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5명이 사망했고 2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여성 4명과 남성 1명이며, 모두 50~70대다. 경찰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스 서장은 “범행 동기는 수사 중이며 테러를 배제할 수 없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아직까지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
한 목격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에서 듣던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TV를 크게 틀어놓은 줄 알았다”며 “실제로 누군가 지옥처럼 비명을 지르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용의자가) 사냥하듯 사람들에게 화살을 쐈다”며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도망쳤고 그중에 아이의 손을 잡은 여성도 있었다”고 전했다. 콩스베르그의 한 주민은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곳은 정말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이다. 그래서 이번 사건이 더 공포스럽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대행은 “끔찍한 일”이라며 “많은 사람이 공포에 빠졌지만 현재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3일 취임 예정인 요나스 가르스트 총리 지명자도 “잔인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외신들은 이번 사건이 77명의 목숨을 앗아간 노르웨이 테러 참사 이후 10년 만에 벌어졌다는 점을 주목했다. 2011년 7월 우익 극단주의자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는 오슬로 정부청사 앞에서 폭발물을 터뜨리고, 노동당이 개최한 청소년 여름 캠프에서 총기를 난사하는 연쇄 테러를 저질렀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술자리서 짓밟히는 여성, 외면한 남성들…CCTV 다 찍혔다
- 의사인 척 대학병원 돌아다녔다...수십 명과 데이트까지 한 男
- "광어값 250% 올라…대출도 이젠 안돼" 횟집들 셔터 내린다
- "모자이크라도 하지"...김의겸, 국감서 19금 그대로 노출
- 인터넷 글보고 복권 샀더니…"긁다보니 10억 나오고 또 10억"
- LA 앞바다에 화물선 100척 둥둥…다급한 바이든, 삼성 불렀다
- 고졸 '미스 김' 사표 던졌다...'도가니 변호사'의 아픈 과거
- 이재명 9분, 송영길 11분 연설…"후보보다 대표가 나설까 우려"
- 재명공자 "나는 만독불침, 어떤 독공도 나를 쓰러뜨릴 수 없다"[이정재의 대권무림⑤]
- "두테르테는 히틀러, 페북이 키워" 노벨상 수상자 둘다 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