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 김선생] 최고급 ★레스토랑 가격 비교해보니.. 서울은 '가성비' 3위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2021. 10. 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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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2·3 스타 식당 450곳
테이스팅 코스 가격 분석

예전 같지 않다지만, 미쉐린 가이드(Michelin Guide)로부터 별(스타)을 받은 식당은 최고의 식당을 의미하지요. 그런데 같은 ‘스타 레스토랑’이라도 나라나 도시마다 가격이 다르죠. 그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미국 음식·외식 전문 매체 셰프스 펜슬(Chef’s Pencil)에서는 전 세계 2·3스타 레스토랑 450곳의 가장 비싼 테이스팅 코스(tasting course) 가격을 비교·분석했습니다. 1스타 식당을 제외한 이유에 대해 셰프스 펜슬측은 “최고의 식당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덴마크 코펜하겐 '노마'의 '커런트와 오이 젤리'. 노마는 최근 발표된 '2021년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50'에서 1위에 선정됐지만 미쉐린으로부터는 최고 등급인 별 3개가 아닌 2개를 받았다./노마

◇테이스팅코스 평균 32만7200원

우선 평균 식사비용부터 알아볼까요. 최상위 테이스팅 코스의 평균가는 276달러(약 32만7200원)이었습니다. 2스타와 3스타 레스토랑을 나눠서 보니 2스타 레스토랑은 252달러(약 29만8700원), 3스타는 357달러(약 42만3200원)입니다. 2스타와 3스타 식당의 음식 가격 차이는 100달러(약 12만원)인 셈이죠.

‘맛보다’는 뜻의 테이스팅이 붙은 데서 알 수 있듯, 테이스팅 코스는 해당 식당이나 요리사의 솜씨를 모두 볼 수 있는 요리들로 구성된 코스 메뉴입니다. 보통 8~12코스로 구성됩니다. 스타 레스토랑을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 테이스팅 코스를 주문하지요. 단품 메뉴(a la carte) 없이 테이스팅 코스만을 내는 스타 레스토랑도 많고요.

이 가격에는 음료나 팁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한국처럼 무조건 부가세를 가격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지만 미국 음식점들의 경우 부가세도 별도이니 추가될 것이고요. 게다가 테이스팅 코스 그것도 가장 비싼 걸 드시는 손님들이 와인 등 음료를 곁들이지 않는 경우는 드물죠. 이러한 것들을 추가하면 2~3스타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면 1인당 50만원은 충분히 나오겠죠.

◇가성비 1등은 태국 방콕

이제 국가별로 비교해보겠습니다. ‘가성비’ 순위부터 볼까요. 가장 저렴하게 미쉐린 2·3스타 레스토랑에서 식사할 수 있는 국가는 태국입니다. 2·3스타 레스토랑 테이스팅 코스 평균 가격이 173달러(20만5000원)로 세계에서 가장 낮습니다. 아일랜드는 25만1300원으로 2위에 올랐습니다. 한국과 대만은 213달러(25만2500원)로 공동 3위입니다. 이어 포르투갈(217달러), 스페인(218달러), 벨기에(224달러), 오스트리아(230달러), 네덜란드(236달러), 독일(247달러)가 각각 5~10위에 올랐습니다.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서 가장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 나라는 덴마크입니다. 덴마크의 2·3스타 레스토랑에서 테이스팅 코스로 식사할 경우 평균 404달러(47만8900원)를 지불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이어 싱가포르가 364달러로 2위, 스웨덴이 327달러로 3위, 일본이 322달러로 4위, 미국이 313달러로 5위에 올랐습니다.

◇가장 비싼 도시는 코펜하겐

다음은 도시별 비교입니다. 가성비 분야 최강자는 태국 수도 방콕입니다. 173달러(20만5100원)으로 1위를 차지했네요. 참고로 미쉐린 가이드는 국가 단위로 평가하기도 하고, 도시 단위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경우 미쉐린 가이드 ‘프랑스판’이지만, 태국이나 한국은 ‘방콕판’과 ‘서울판’만 발간하고 있습니다. 미쉐린 가이드는 특정 국가나 지역에 처음 진출할 때는 대개 도시 단위로 한정했다가 안정화됐다고 판단되면 범위를 넓힙니다. 일본에 처음 진출했을 때에도 도쿄의 음식점만으로 한정했다가 이후 전국판을 냈지요.

2위에는 프랑스 리옹이 203달러(24만1000원)에 올랐고요. 서울은 213달러(25만2500원)으로 다시 3위에 올랐습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이 4위(216달러), 스페인 바르셀로나가 5위(224달러), 오스트리아 수도 빈이 6위(225달러),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가 7위(228달러)에 올랐습니다. 대만 수도 타이베이는 8위(232달러)로 큰 폭으로 떨어졌네요. 이어 독일 함부르크가 9위(240달러), 마카오가 10위(248달러)를 차지했습니다.

2·3스타 레스토랑 식사비가 가장 비싼 도시는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입니다. 무려 448달러(53만1100원)로 1위입니다. 2위는 놀랍게도 중국 상하이입니다. 406달러(48만1300원)나 하네요. 4~10위에는 일본 교토(401달러), 싱가포르(364달러), 프랑스 파리(358달러),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335달러), 홍콩(324달러),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320달러), 미국 뉴욕(309달러), 이탈리아 밀라노(309달러)가 각각 올랐습니다.

◇서울, 집밥보다 외식이 저렴?

분석 결과를 놓고 보면, 가성비 분야 3위에 오른 한국·서울은 파인다이닝(fine dining) 즉 고급 외식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물론 부담이 적다 해도 1인당 식사비 25만원은 엄청 큰 돈이긴 합니다. 그렇다면 파인파이닝을 포함한 외식 전체로 보면 어떨까요. 글로벌 국가·도시 비교 사이트 ‘넘베오(Numbeo)’에 따르면, 2020년 서울의 외식 물가지수(Restaurant Price Index)는 229위로 낮은 편입니다. 반면 식료품 물가지수(Groceries Index)에서 서울은 무려 6위에 올랐습니다. 뉴욕, 도쿄, 코펜하겐보다도 훨씬 높네요.

셰프스 펜슬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가격 분석과 넘베오의 외식·식료품 물가지수를 놓고 보면, 서울에서는 집밥보다 외식이 더 싸다는 분석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울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외식을 많이 하고, 코로나 이후로도 배달 음식을 많이 먹는 게 이래서구나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물론 넘베오는 각국의 공식 통계가 아닌, 이용자가 개별적으로 입력한 정보로 지표를 작성해 정확성이 떨어지고 공신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러니 절대적으로 받아들이진 마시고 참고 정도만 하시고요.

◇홍콩은 비싸고 마카오는 싼 이유

음식에 관심 많은 분이라면 프랑스 리옹을 눈 여겨 보시길 권합니다. 리옹은 프랑스인들이 ‘세계 미식의 수도’라고 자부하는 도시이자 프랑스 내에서 미쉐린 스타 식당이 가장 많은 지역입니다. 그러면서 가격도 저렴한 편이니, 파인다이닝을 즐기기에 알맞은 도시지요. 코로나가 완화되면 꼭 가볼 도시 목록에 올려놓으세요.

상하이가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이 세계에서 2번째로 평균가가 높다는 건 의외입니다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해가 갑니다. 상하이에는 8개의 미쉐린 스타 식당이 있는데, 이중 3스타인 ‘울트라바이올렛(Ultraviolet)’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음식점입니다. 이 곳 테이스팅 메뉴는 최저 4000위안(618달러·73만2600원)부터 최고 1만위안(1547달러·184만7200원)이나 합니다. 울트라바이올렛을 빼면 상하이 2·3스타 식당의 최고가 테이스팅 코스 평균가는 284달러(33만9000원)으로 확 떨어집니다.

형제처럼 중국 대륙 남단에 나란히 위치한 홍콩과 마카오의 파인다이닝 가격이 극단적으로 차이 난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홍콩은 가장 비싼 도시 8위에 오른 반면, 마카오는 가장 저렴한 도시 10위에 올랐으니까요. 마카오는 주력 산업인 카지노로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고급 레스토랑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유명 셰프들이 운영하는 식당이 많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과 같지요. 파인다이닝만을 놓고 본다면 홍콩보다 마카오가 낫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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