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미국인 90% “다른 정당 지지자 간 갈등 심하다 느껴”
전 세계 17개 선진국 중 정치적 차이로 인한 갈등이 심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가장 많은 나라가 한국과 미국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2월 1일~5월 26일 17국 성인 1만88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13일(현지 시각)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심하거나 매우 심하다’고 답한 사람이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90%를 기록했다. 이 센터는 이번 조사에서 지지 정당, 민족이나 인종적 배경, 종교, 도농 간의 차이에 따른 갈등이 얼마나 심한지를 물었다. 그 결과 정치적 차이로 인한 갈등이 심하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미국과 한국에서 가장 높았다는 것이다.
이어 대만(69%), 프랑스(65%), 이탈리아(65%)에서도 지지 정당의 차이에 따른 갈등이 크다고 답한 응답자가 60% 이상이었다. 하지만 일본(39%), 네덜란드(38%), 뉴질랜드(38%), 스웨덴(35%), 싱가포르(33%) 등에서는 그렇게 답한 응답자가 40%를 넘지 않았다. 17국의 중간값은 50%였다.
한국은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 간의 갈등이 심하거나 매우 심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은 국가이기도 했다. 한국 응답자의 61%가 종교적 차이로 인한 갈등이 심하다고 했다. 이런 응답이 절반을 넘긴 또 다른 국가는 프랑스(56%)뿐이었다. 미국(49%), 벨기에(46%), 독일(46%) 등이 그다음을 이었고, 중간값은 36%였다.
‘다른 민족이나 인종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 간의 갈등이 심하거나 매우 심하다’고 말한 응답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71%)이었다. 프랑스(64%)가 그 뒤를 이었고, 한국과 이탈리아가 57%로 셋째로 많았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 응답자의 86%, 프랑스 응답자의 70%, 한국 응답자의 59%는 민족, 종교, 인종 측면에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수록 자국 사회가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퓨리서치센터는 “미국, 프랑스, 한국에서도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국가를 살기 더 좋은 곳으로 만든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이 세 국가는 사람들이 여러 갈등을 인식하는 정도가 남달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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