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서 여성 무차별 폭행.. 동석한 경찰은 지켜보다 집에 갔다

김명진 기자 2021. 10. 14.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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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50대 남성이 술자리에 동석한 40대 여성을 세 차례에 걸쳐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술자리에는 경찰서 강력계 팀장도 함께 자리했지만, 그는 폭행을 수습하지 않고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2일 오후 8시10분쯤 광주광역시 동구의 한 주점에서 소모(56)씨가 여성 A(43)씨를 폭행하는 모습. /독자제공

14일 광주 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8시10분쯤 광주 동구의 한 주점에서 여성 A(43)씨가 광주 일대에서 건설업을 하는 소모(56)씨로부터 20여분간 세 차례에 걸쳐 폭행당했다.

사건 현장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씨는 당시 남성 4명과 한 테이블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러다 A씨 건너편에 있던 소씨가 갑자기 A씨를 향해 술잔을 집어던지고 주먹을 휘두른다. A씨가 얼굴을 맞고 쓰러지자, 동석한 일행 2명이 소씨를 말리며 가게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지난 12일 오후 8시10분쯤 광주광역시 동구의 한 주점에서 소모(56)씨가 여성 A(43)씨를 폭행하는 모습. /독자제공

광주동부경찰서 강력1팀장으로 있는 장모 경감도 이 술자리에 있었다. 그는 소씨를 말리지 않고, 쓰러진 여성을 몇 초 살펴보더니 그대로 가게 밖으로 나간다. 경찰 관계자는 “장 경감은 가게를 나온 뒤 지구대에 신고했다고 주장한다. 사건이 종료된 줄 알고, 남은 일행에게 ‘마무리 잘 하라’며 귀가했다고 한다”고 했다. 형사소송법 제197조에 따르면 경무관, 총경, 경정, 경감, 경위는 사법경찰관으로서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해야 한다.

소씨는 이후에도 두 차례에 걸쳐 A씨를 폭행했다. 스마트폰을 들고 서 있던 A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하는가 하면, 쓰러진 A씨를 발로 걷어찬 뒤 머리카락을 잡고 뺨을 때리기도 했다. 지구대 경찰관들이 도착한 뒤에야 20분 간의 폭행이 멈췄고, 이 때 장 경감과 동석자들은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고 한다.

경찰은 이날 피해자와 가해자, 장 경감 등 3명의 참고인들을 불러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장 경감에 대해서는 경찰 내부 감찰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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