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내놓은 하림·'단백질 기업' 선언한 동원

김은성 기자 2021. 10. 14.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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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군 늘리는 식품업계

[경향신문]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하림타워에서 진행된 ‘The 미식 장인라면’ 출시 행사에서 장인라면을 소개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가공식품 시장 포화 상태서
성장동력 모색…수익 다각화
농심은 먹는 화장품 선보여

각자의 ‘영토’만을 지키는 데 주력해 온 보수적인 식품업체들이 최근 들어 공격적으로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주력 사업과 다른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거나, 사내 벤처를 육성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국내에서 해왔던 기존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상품군을 확대해 수익을 다각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닭고기로 유명한 회사 하림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인 이정재씨를 광고모델로 내세워 라면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하림이 이날 공개한 ‘The 미식 장인라면’은 하림의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더 미식’의 첫 상품이다. 상품군을 늘려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하림의 목표다. 신제품은 사골과 소고기, 닭고기 등 육류 재료에 마늘 등 양념 채소를 20시간 끓인 국물로 제작하고, 분말 대신 농축 액상 형태의 수프가 쓰인다.

국내 첫 참치캔 ‘동원참치’를 만든 동원그룹은 지난달 계열사 동원홈푸드에 ‘축육부문’을 신설하고, 축산업 사업을 본격화했다. 2018년 글로벌 대체육 기업 비욘드미트 제품을 국내에 독점 공급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선 동원그룹은 참치명가를 넘어 ‘토털 프로틴(단백질) 공급사업자’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동원 관계자는 “기후변화와 코로나19 등으로 세계적으로 단백질 식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며 “양질의 단백질 식품을 생산해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틈새맛김치·틈새레드페퍼. 팔도 제공

비빔면으로 유명한 라면회사 팔도는 지난달 ‘틈새맛 김치’(사진)를 선보이며 김치시장에 발을 담궜다. 국내산 배추에 베트남 하늘초를 넣어 팔도 특유의 매운맛을 살린 김치로, 다양한 국물요리에 쓸 수 있고 밑반찬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식품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영토를 확장하는 이유는 가공식품 시장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회사는 통상 남이 잘하는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보수적인 관행이 있었으나, 성장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검증된 시장에서 상품군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자체를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어 자칫하면 제살깎기 경쟁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사내 벤처 육성과 스타트업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은 사내 벤처를 육성해 먹는 화장품 ‘라이필 더마 콜라겐’(건강기능식품)을 출시했고 건조식품 브랜드 ‘심플레이트’도 개발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라이필 더마 콜라겐은 지난해 약 300억원의 매출을 올려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대체 단백질 시장을 이끌 유망 기업인 이스라엘 배양육 전문기업 알레프팜 등에 투자하고, 하이트진로는 채식 트렌드 등을 감안해 ‘나물투데이’라는 유통 플랫폼에 투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수적인 식품업계를 변화시킬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트렌드와 대외환경이 변하고 있다”며 “영원한 1등이 힘들어진 상황이다 보니 한국 안에서는 타 영역을 빼앗아 오고, 스타트업 투자와 사내 벤처 등으로는 새 시장을 창출해 신성장 돌파구를 찾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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