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판 '오징어게임' 방역에 제동..호텔 "가능한 시기로 연기"

핵심요약

강릉 대형호텔서 24일 '세인트게임' 기획
드라마 속 게임 실제로 구현 '뜨거운' 관심
이틀 만에 1천여명 몰려 조기에 접수 마감
강릉시 "방역수칙 위반"…행사금지 행정명령
호텔 "파티·축제 아닌 단순체험 기회, 아쉽다"
신청자들 환불조치나 날짜변경해 참가 안내

강원 강릉시의 한 대형호텔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과 유사한 방식으로 최후의 1인에게 상금을 주는 게임을 기획했다 방역수칙 위반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호텔 측은 방역지침에 따라 일정을 연기할 방침이지만 파티와 같은 축제나 행사가 아니 단순 체험활동을 준비했었다며 아쉬운 입장을 보였다

강릉 세인트존스호텔은 14일 입장문을 통해 "세인트게임의 기획의도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오징어 게임 속의 다양한 게임들을 일반인들에게 체험할수 있는 기회를 주려한 것"이라며 "코로나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분들에게 누구나 올수 있는 탁 트인 강릉 해변에서 철저한 방역수칙 아래, 잠시 도심을 벗어나 쉼과 재미를 제공하고 싶었던게 기획의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티나 행사의 성격이 아닌 드라마 속 어린시절 게임을 남녀노소 체험할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소소한 재미와 추억을 선사하고 싶어 기획했다"며 "예상치 못한 뜨거운 반응과 관심 속에 혹여라도 사회에 부정적인 파장을 일으킬까 우려도 되지만, 본래 의도와는 달리 의미가 퇴색되는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릉시는 국제영화제를 개최해 수많은 내·외국인을 초빙해 감염 위험이 높은 실내공간에서 행사를 진행하는데, 상대적으로 방역수칙과 거리두기를 지키기 수월한 탁트인 해변에서 이뤄질 게임 체험을 방역수칙을 명분으로 행정처분을 내린다는 것이 모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수 없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호텔 측은 지난 10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500만 원의 상금을 걸고 '세인트 게임'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게임을 실제로 할 예정으로 시작 전 참가자들에게 초대장을 보내고, 24일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모여 게임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게임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며 두 번째는 줄다리기, 세 번째는 설탕뽑기, 마지막 네 번째 게임은 딱지치기 토너먼트다. 참가비 1만 원을 내고 총 4개의 게임을 통과한 최후의 1인에게는 상금 500만 원이 주어진다.

투숙객과 비투숙객 모두 참가가 가능하며 해당 호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호텔 측은 이틀 만에 1천여 명이 신청하는 등 문의가 폭주하면서 접수를 조기에 마감했다.

이 같은 소식이 SNS 등을 타고 빠르게 퍼지면서 강릉시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시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오는 24일 진행하려던 '세인트게임' 행사를 금지하라는 공문을 호텔 측에 보낸 것이다.

보건당국은 지난 13일 오전 '숙박시설 주관 파티 등 행사주최 금지 행정명령'을 호텔 측에 통보했다. 강릉은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따라 숙박시설 내 주관 파티 등 행사주최는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호텔 측이 기획한 행사는 현재 거리두기 단계에서 명백히 방역수칙 위반"이라며 "3단계가 오는 17일까지 적용되지만 그 이후에 갑자기 1단계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해 행사를 중단할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거리두기 2단계 이상이면 호텔 측에서 주최하는 행사는 방역수칙 위반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호텔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로 접어들면 이런 부분들이 자유롭게 풀리겠지만 행사 당일방역지침에 따라 할 수 있으면 진행하고, 못하게 되면 취소가 아니라 가능한 시기로 연기할 방침"이라며 "내일(15일) 정부의 거리두기 조정안을 확인한 뒤 예정대로 못할 경우 신청하신 분들에게 연락해 환불조치나 추후 날짜 변경을 통해 참가할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원영동CBS 전영래 기자 jgamj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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