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대란] 유통 연말 대목 날아가나, 중소업체 화주들 속앓이

이상현 2021. 10. 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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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사들이 글로벌 해운 물류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선박 투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4분기 물류 성수기를 앞두고 비관적인 전망이 지속되고 있다. 제조 및 유통업계에서는 적어도 연말까지는 지금과 같은 물류대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4일 해운업계 및 외신 등에 따르면 올해 4분기 물동량은 3분기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해운 물류난이 심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급증한 글로벌 물동량에 막힌 바닷길= 4분기는 중국 광군제(11월 11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 26일), 크리스마스(12월 25일) 등 연중 최대 쇼핑 시즌이 기다리고 있어 유통업계에서도 '대목'으로 꼽히는 기간이다.여기에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물동량 역시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자료에 따르면 미국 로스엔젤레스(LA) 및 롱비치항의 올해 예상 물동량은 2000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로, 지난해 연간 물동량인 1730만TEU보다 15.4%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8월까지 집계된 누적 컨테이너 물동량이 1361만9500TEU 수준임을 감안하면 남은 4개월간 약 600만TEU 이상의 물동량을 더 소화해야 하는 셈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통상 3분기 성수기 정점을 찍은 후 4분기부터 감소세를 보이던 선복량이 올 4분기에는 예년과 달리 증가 할 것으로 전망되며 성수기 효과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계속되는 선복난과 스케줄 지연에 화주들의 선박 확보 움직임이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동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원은 "미국 서부 항만의 지속적인 혼잡으로 인해 납기가 지연되자 납기를 맞추기 위해 동부항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연말 성수기 물동량 증가가 예상돼 공급망 관리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연말대목 망칠까 '좌불안석'=11월 블랙프라이데이 등 쇼핑 극성수기를 앞두고 터진 물류대란에 유통업계가 좌불안석이다. 업계에서는 장기계약과 현지생산으로 버티기가 가능한 대기업과 달리 물류기업과의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중소기업 화주들은 물류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체적으로 선박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운임 등 원가 상승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현성 중소기업유통센터 상임이사는 "물류대란 속 수요 공급의 불일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운임이 계속 올라갈테고, 가격이 올라가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손해가 클 것으로 우려되는 쪽은 소상공인과 중소업체"라며 "대기업들은 협상력, 자체 물류를 갖고 대비할 수 있지만 중소업체는 끌려다닐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이사는 "특히 디지털경제라는 환경 변화로 인해 물류가 유통의 필수 요소가 됐고 물류비용은 계속해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반해 소상공인들은 물류의 중요성과 물류비용 인상에 대한 문제의식을 깨달아가고 있는 단계"라면서 "현재 국내 상황만 봤을 때, 전체 물건가격에서 15~20%가 물류비이다"라고 설명했다.

중소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물류비를 어느정도 예측을 하고 비용 협상에 들어가 조금이라도 가격을 낮출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결국 물류회사들은 대기업에 깎아준 만큼의 돈을 중소업체, 소상공인에게서 벌충하려고 하는 구조가 고착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역직구 사업 비중을 높이고 있는 유통업체들에 대한 타격이 우려된다"면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게임' 등 한국 문화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한국 상품에 대한 경쟁력이 이제 막 탄력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상품 특수가 물류문제로 인해 가로막힐수도 있다"고 말했다.김수연·이상현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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