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대란] 임시선박 투입 총력전에도 "배가 없다".. 물류쇼크 장기화 우려

이상현 2021. 10. 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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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항만 24시간 비상체제 가동
국내선사, 배 대폭 늘려 대응
수출기업 운임 급등에 발동동
"물류대란 당분간 지속 가능성"

글로벌 물류난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미국 백악관이 물류난 해소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항만 정체가 심각한 상황인데다 선박투입도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어 해운 물류 동맥경화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바이든, 물류난 해소에 총력…삼성도 동참=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물류업체와 항만 지도부, 트럭 노조, 상공회의소 관계자 등과 회의를 했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북미법인도 화상으로 참석했다.

회의 결과 백악관은 일단 3주 전부터 부분 풀타임 운영에 들어간 롱비치항에 이어 로스엔젤레스(LA)항도 24시간 운영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또 월마트, 페덱스 등 유통·수송업체를 비롯해 전자제품 생산업체인 삼성전자 등도 물류대란 해소를 위해 근무시간을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해운 물류난이 해소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와 관련 이준봉 한국무역협회 물류서비스 실장은 "미국 항만이 24시간 가동 체제로 돌아가는 것은 그만큼 선박 적체 현상이 빨리 풀릴 수 있어 우리 수출에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서도 "아직 백악관 회의 이후 미국 정부의 추가적인 움직임이 없어 유불리를 따지기 어려운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해양물류 동맥경화속에서 최근 대만 선사 TS라인은 10년 만에 북미항로 재진출을 결정하고 중국~밴쿠버간 항로를 개설했다. 이는 최근 해운운임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국내 선사들 역시 가용 선박이 생길 때마다 임시선박 투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HMM은 지난해 8월 이후 지난달까지 50차례 가까이 임시선박을 투입한 데 이어 이달에는 호주 노선에도 농수산물 선복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HMM이 투입한 임시선박은 총 9척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이다. HMM이 임시선박을 투입한 노선만 봐도 미주서안 및 미주동안, 러시아, 유럽, 베트남, 호주 노선 등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물류난이 지속되고 있다. 제2원양선사 SM상선 역시 지난달 미주노선에 17번째 임시선박을 추가 투입했다. 해당 선박은 임시노선 일정을 소화한 이후 다시 항만정체가 지속되고 있는 미주서안 노선에 배치받을 예정이다.

◇"배 구하기 하늘의 별 따기"에 운임도 급등= 선박 부족으로 수출기업들의 선복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 코카콜라는 기존 컨테이너를 통해 진행하던 원료 운송을 벌크선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통상 벌크선은 포장하지 않은 화물을 그대로 적재할 수 있는 화물 전용선으로 석탄이나 광석, 시멘트, 곡물 등을 실어나르는 용도로 활용됐지만 계속되는 선복난과 스케줄 지연에 선박 확보 차원에서 활용되고 있다.

항구에 대기중인 선박의 수도 늘고 있다. NH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전 세계 항만 내 대기중인 컨테이너선의 비중은 36.3%를 기록하며 전주대비 1.4%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주 기준 LA와 롱비치항에 대기중인 선박 역시 80척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이 제시간에 도달하는 지표인 '정시성'도 크게 떨어졌다. 덴마크 해운조사기관 씨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8월 평균 아시아~북미서안 노선 컨테이너선의 정시성 평균은 9.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시성은 선사들이 예정됐던 일정을 얼마나 지켰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10척 중 1척 정도만 제대로 일정을 맞췄다는 의미다.

선복난에 운임 역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선운임지수(SCFI)는 이달 8일 기준 4647.60포인트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상하이컨테이너선 운임지수는 지난 5월14일부터 20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다가 지난주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일주일 만에 다시 상승 전환하며 2주 만에 신기록을 다시 쓴 것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항만 적체 상황을 감안하면 급격한 운임 하락보다는 현 운임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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