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즉시연금 승소배경은..법원, '산출방법서도 약관' 인정

황재하 2021. 10. 1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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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즉시연금 지급금을 둘러싼 소송에서 보험사들의 손을 들어준 것은 '보험료 및 책임준비금 산출방법서'(이하 산출방법서) 내용도 보험약관의 일부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산출방법서 중 연금 지급액 계산 부분은 이 사건 보험약관의 일부이거나 적어도 보험약관이 당연히 산출방법서에 따른 연금 계산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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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법원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즉시연금 지급금을 둘러싼 소송에서 보험사들의 손을 들어준 것은 '보험료 및 책임준비금 산출방법서'(이하 산출방법서) 내용도 보험약관의 일부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이원석 부장판사)는 전날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고객 측과 벌인 2건의 소송에서 모두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즉시연금은 가입자가 목돈을 맡긴 뒤 연금 지급 형식으로 매달 보험금을 받는 상품이다. 즉시연금 중에서도 상속만기형(상속연금형) 상품은 일정 기간 연금을 받은 뒤 만기에 이르면 원금을 돌려받는 형태다.

그런데 보험사들은 상속만기형 즉시연금 가입자의 만기환급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순보험료(납입보험료에서 사업비를 뺀 금액)에 공시이율을 적용한 금액에서 일부를 공제한 뒤 연금을 지급했다.

이에 가입자들은 약관에 공제 내용이 없고 보험사로부터 설명받지도 못했다며 2017년 금융 당국에 민원을 제기했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보험사들이 덜 준 보험금을 줘야 한다고 결정했으나 보험사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소송전으로 번졌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보험 약관에는 '보험의 연금월액은 최초의 연금책임 보험금을 기준으로 만기보험금을 고려해 계산되고 그 계산에 공시이율이 적용된다'고만 기재돼 있고, 만기보험금을 어떤 방법으로 고려하는지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약관만으로는 연금 계산 방법을 알 수 없고, 산출방법서에 의해서만 비로소 계산 방법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산출방법서 중 연금 지급액 계산 부분은 이 사건 보험약관의 일부이거나 적어도 보험약관이 당연히 산출방법서에 따른 연금 계산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보험 약관에 '연금월액은 산출방법서에 정한 바에 따라 계산한다'는 직접적인 문구가 없지만, 연금 산정 기준이 되는 연금책임준비금에 관해서는 '산출방법서에 정한 바에 따라 계산한다'는 지시문구가 있는 점이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산출방법서 중 연금 계산에 관한 부분이 계약 내용에 편입되지 않으면 연금을 확정할 방법이 없게 된다"고 부연했다.

이번 판결은 그간 즉시연금 지급액을 둘러싸고 고객과 보험사 사이에 벌어진 소송들 가운데 보험사가 승소한 사실상 첫 사례로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만기환급금 재원 공제 사실을 약관에 반영한 NH농협생명을 제외한 교보생명·동양생명·미래에셋생명·삼성생명 등은 현재까지 모두 패소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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