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건보공단의 때늦은 '자격 상실' 처리에 외국인 건보 부정 수급 111억

김태주 기자 2021. 10. 1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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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국내 체류 기간이 종료된 외국인에 대해 부당하게 지급된 건강보험료가 111억원에 달하며, 그중 47억원은 환수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체류 기간이 종료된 다음날부터 건강보험 자격을 상실해야 하는데, 건강보험공단이 제때 자격 상실 처리를 하지 않아 국민 건보 부담이 가중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조선DB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기윤 의원(국민의힘)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외국인 체류 기간이 종료되었으나 건보 자격이 상실되지 않아 발생한 환수처분 결정 건수는 5만298건이다. 이로 인해 발생한 환수처분 금액은 111억5800만원에 이른다.

문제는 제때 건보 자격이 상실되지 않아 부당하게 지급된 보험금은 환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미 출국한 외국인 친구의 건보증을 도용하거나 불법 체류자로 생활하며 건보료를 부당하게 사용한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외국인들은 연락처와 주거지를 알 수 없어 건보료를 환수하기 어렵다. 실제로 5년간 제때 건보 자격이 상실되지 않아 발생한 부당이익금 중 46억9800만원은 환수되지 못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체류 기간 종료 외국인에 대해 부당하게 지급된 보험금은 53억4100만원에 이른다. 작년(9억4200만원)에 비해 급증한 수치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코로나로 외국인들이 귀국할 비행기를 구하지 못해 체류 기간이 연장될 수 있어 제때 건보 자격을 상실 처리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동안 건보공단은 법무부가 체류 기간을 연장해주더라도 건보 자격을 연장해주지 않았다. 또, 체류 기간 종료 외국인의 비자가 연장되는 경우엔 건보공단이 소급해서 건강보험 혜택을 주고 있다. 건보 자격 상실 처리를 미룰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공단에서 제때 건보 자격 상실 처리를 않은 외국인 중 오랜 기간, 수 회에 걸쳐 건보료를 부정 수급한 사례들도 확인됐다. 2019년 5월 건보 자격을 상실한 한 외국인은 작년 9월까지 총 63회에 걸쳐 건보료 857만원을 부정수급했다. 2017년 체류 기간이 종료돼 건보 자격을 상실한 또 다른 외국인은 올해 4월까지 1376일 동안 보험금 218만원을 부당으로 수급 받았다. 이 사례 외에도 외국인의 체류 기간이 종료된 지 1000일이 넘어가도록 건보공단에서 자격 상실 처리를 하지 않은 사례가 34건에 이른다.

강 의원은 “올해 코로나로 귀국 비행기를 구하지 못하는 외국인 구제를 위해 건보 자격 상실 처리를 하지 않아 외국인 보험금 환수처분 금액이 급증했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하며 “이미 부당하게 지급된 보험금은 환수하기 쉽지 않은 만큼 더 이상 불필요한 행정력이 소모되지 않도록 건보공단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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