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박미희 감독 "시간이 관건..행복한 배구 하겠다"

[스포츠경향]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 한국배구연맹 제공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데 목표를 두고 이번 시즌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14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021~2022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올 시즌 구상을 밝혔다.

박 감독은 “많은 선수들이 일시에 빠졌기 때문에 우리팀엔 시간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훈련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 위주로 훈련량을 많이 늘릴 수밖에 없었고 선수들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도록 목표를 정해주고 경쟁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파란만장한 시즌을 보냈다. ‘월드 스타’ 김연경(중국 상하이)과 ‘슈퍼 쌍둥이’ 이재영·이다영(그리스 PAOK)을 한 팀에 모아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으나 세 선수들의 불화와 이재영·이다영의 학교폭력 혐의가 수면 위로 드러나며 팀이 분해되다시피했다. 시즌이 끝난 후 김연경은 해외 리그로 떠났고, 흥국생명은 이재영·이다영의 선수 등록을 포기했다.

박 감독은 지난 시즌에 대해 “나머지 선수들이 잘 버텨줬다”며 “지금 리빌딩을 하고 있는데, 젊은 선수들이 본인 역량을 발휘하는 데까지 가는 시간을 얼마나 단축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시즌 사건이 회자되는 것에 대해선 “현재 선수들에게 초점이 맞춰지기를 바란다. 시즌 시작하면 우리 선수 개개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리더 역할을 했던 김연경의 빈자리는 출산휴가를 마치고 1년 만에 복귀한 김해란이 메운다. 박 감독은 “연경이의 빈자리가 크긴 하지만 김미연, 김해란이 있다”며 “김해란이 복귀해서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는 게 ‘신의 한 수’다. 김해란이 책임감도 크게 느끼고 맏언니로서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우승 후보로 꼽혔던 흥국생명은 올 시즌 ‘언더독’의 자리에 있다. 박 감독은 “행복한 배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행복한 배구를 하려면 이겨야 하는데 승률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게 지난 시즌과 차이점”이라며 “시즌 흐름에 따라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고 회복탄력성을 높이면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