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으로 돌아온 김희진 "인기 실감..남들보다 2배, 3배 열심히 하겠다"
[스포츠경향]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4강 신화를 일구며 전 국민적 인기를 누린 김희진(30·IBK기업은행)이 누구보다 바빴던 비시즌을 마무리하고 코트로 돌아왔다. 김희진은 “주목을 많이 받는 만큼 더 철저하게 시즌을 준비해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진은 14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021~2022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그간 연습 경기도 하고, 그 안에서 다시 리듬을 찾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는데 지금은 리듬을 많이 찾은 상태”라며 “부상 부위도 관리를 잘하고 있기 때문에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김희진은 도쿄 올림픽에 무릎 부상을 안고 출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혼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경기 도중 스테파노 라바리니 대표팀 감독의 작전 지시에 “뭐라는 거야”라고 중얼거리는 장면이 포착돼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김희진은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나로 인해 여자배구 팬이 더 많아졌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팬들이 보낸 메시지를 일일이 읽어보고 간직하고 있다. 그는 “캐나다에 사는 학생이 선천적으로 심장이 좋지 않아 활동적인 것을 아예 못했는데 올림픽에서 저의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어 배구공을 사서 조금씩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나도 그 얘기에 많은 기운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희진은 비시즌 동안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더욱 높였다. 김희진은 “좋은 경험이었다. 방송을 보시고 구단 매니저의 역할, 매니저가 없으면 구단이 안 돌아간다는 것을 알아주시고 많이 응원해주시는 것이 좋다. 내가 원래 팬이었던 아이들과 만난 것도 좋았다”며 “의미 있는 방송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화려한 나들이를 마친 김희진은 제자리로 돌아와 다시 승부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본업이 운동선수다. 비시즌에 (방송하느라) 바빴던 것은 바빴던 것이고, 운동선수의 마인드로 돌아와야 했다”며 “생각보다 전환이 빨리 돼서 다행이고 준비는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관해 서남원 IBK기업은행 감독과도 대화를 충분히 나눴다. 김희진은 “감독님이 ‘대중들에게 노출이 많이 될수록 너 혼자만의 일이 아니게 된다’고 말씀하셨고 나도 그 말씀에 동의한다”며 “감독님이 남들보다 2배, 3배 더 하라고 해도 그게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무릎 상태는 많이 호전됐다. 그는 “(부상을 당하고 재활하는) 힘든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고, 어떤 힘든 일이 와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겼다”며 “지금은 웨이트 운동을 거의 정상적으로, 완벽히 할 수 있을 정도로 몸 상태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올 시즌 그의 목표는 역시 우승이다. IBK기업은행은 2016~2017 챔피언결정전 우승 이후 우승 트로피와 연이 없다. 김희진은 “자기 전에 우승하는 장면을 상상하고 자는 습관이 있다”며 “이 멤버로 우승에 도전하는 게 마지막일 수도 있지 않나. 우승 트로피를 드는 상상이 현실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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