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희를 막아도 되겠니?" 도쿄올림픽 언니들, V리그에서 맞붙는다
[스포츠경향]
2020 도쿄 올림픽 4강 진출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여자배구가 오는 16일부터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향한 열전에 돌입한다. 대표팀 동료로 뛰었던 올림픽 스타들은 이제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상대를 향해 창을 겨누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박정아는 14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1~2022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 “이번 비시즌엔 (도쿄 올림픽에 출전해) 원 없이 배구를 하다가 왔다”며 “팀에 돌아와 체력 운동 위주로 훈련을 하면서 시즌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박정아는 이날 행사에 함께한 대표팀 동료 김희진(IBK기업은행), 이소영(KGC인삼공사)을 향해 “소영이와 희진 언니가 아프지 말고 열심히 하되 우리팀과 할 때는 못했으면 좋겠다”며 “두 사람에게 내가 (실력을) 보여주겠다”고 선전포고했다. 이에 김희진은 “박정아와 이소영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아프지 말기를 바란다”며 “두 선수가 내 블로킹에 많이 걸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내가 좀 많이 (블로킹을) 잡아도 되니?”라고 응수했다.
지난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팀을 옮긴 이소영은 올림픽에 다녀온 후 어깨 재활에 공을 들였다. 이소영은 “보강운동을 많이 하고 재활하다가 팀에 복귀했다. 팀원들과 손발을 맞추기 위해 연습경기를 많이 했다”며 “대표팀 언니들이 살살 했으면 좋겠다. (우승은) 우리가 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번 시즌 여자부 경기는 올림픽 스타들 때문에 주목도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절대 1강’이 존재하지 않아 리그의 향방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러 팀들이 상위권에서 자리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생 구단 페퍼저축은행이 가세해 팀당 경기 수가 지난 시즌 30경기에서 36경기로 늘어난 것도 시즌 운영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여자부 7개팀 감독이 우승 후보로 가장 많이 꼽은 팀은 한국도로공사였다. 총 4표를 얻었다. 서남원 IBK기업은행 감독은 “한국도로공사 전력이 가장 안정적이다. 외인 켈시 페인이 두 시즌째 뛰기 때문에 선수들과 손발이 잘 맞고 선수들의 기본기, 개인 기량이 괜찮다”고 말했다.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도 “한국도로공사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GS칼텍스와 현대건설, KGC인삼공사가 각 한 표씩을 받았다.
우승 후보로는 모두 다른 구단을 지목했지만 감독들은 올 시즌 목표로 ‘우승’과 ‘봄 배구’를 내거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우리팀을 우승 후보로 꼽아주셔서 감사하다”며 “목표는 우승이다. 우승하면 선수들이 해달라고 하는 것은 다 해주도록 노력하겠다”고 공약을 걸었다.
김종민 감독과 오랜 친구 사이인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올 시즌 목표를 7자로 말해달라’는 요청에 “이기자 도로공사”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디펜딩 챔피언의 자리에 선 차 감독은 “선수들과 봄 배구를 목표로 잡았다. 정규시즌 경기 수가 많아지다보니 체력 문제가 부담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어느 해보다 웜업존 선수들의 성장이 필요한 시즌”이라고 말했다.
신진 선수들과 함께 리그에 첫발을 내딛는 페퍼저축은행은 5승을 목표로 세웠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부족하고 어렵겠지만 모든 구단에 1승씩이라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리그에 들어와서 경기 수가 늘어난 게 다른 팀은 곤욕스럽겠지만 우리에겐 연습과 경기가 같이 가는 것”이라며 “선수들이 경기를 통해 배울 수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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