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삶과 죽음의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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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코로나19가 창궐하던 대구에서 감염에 대한 공포로 아무도 시신을 수습하지 못할 때 선뜻 몸을 던진 사람.
2004년 이후 무연고 고독사 및 기초수급자 사망자 700명의 시신을 수습해온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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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봉희 지음 / 사이드웨이
220쪽 | 1만5000원
지난해 2월 코로나19가 창궐하던 대구에서 감염에 대한 공포로 아무도 시신을 수습하지 못할 때 선뜻 몸을 던진 사람. 그렇게 코로나19로 사망한 이들의 마지막을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지킨 사람. 2004년 이후 무연고 고독사 및 기초수급자 사망자 700명의 시신을 수습해온 사람. 강봉희 장례지도사협의회봉사단장(68)이다.
15년 넘게 외롭고 가난한 이들의 마지막을 배웅해온 그가 죽음과 장례문화, 인간에 관한 성찰을 담은 《나는 죽음을 돌보는 사람입니다》를 최근 펴냈다. 책은 저자가 장례지도사가 된 계기에서부터 시작한다.
“40대 중반이던 1996년 방광암으로 시한부 삶을 선고받았다. 저승의 문턱에서 ‘만약 살아남는다면 진정으로 인간다운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병원 창밖에 보이던 장례식장을 보고 죽은 사람을 위해 봉사하기로 했다. 시신을 염습하는 건 세상 사람들이 가장 꺼리는 일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마땅한 일이고, 이 세상에 가장 필요하면서 존엄한 일이다.”
저자는 그간 장례지도사로 일하면서 겪은 과도한 한국 장례문화의 문제점을 꼬집는다. 장례업자들의 장삿속으로 인해 고인의 자녀만 입던 수의를 시신에도 입히고, 관 안을 꽃밭처럼 꾸미는 ‘꽃염’이 유행하는 게 대표적이다. “남의 죽음을 돈으로 보는 사람들 때문에 장례식장에선 이쑤시개 하나도 돈이 됐다.”
죽음을 최대한 삶과 분리하려는 분위기도 비판 대상이다. 이로 인해 죽음을 다루는 일을 천시하고 관련 시설을 모두 혐오하는 등 여러 부작용이 생겨났다는 설명이다. 서구나 일본의 공동묘지와 납골당이 주요 도시 한복판에 자리한 것과 대조적이다. 저자는 죽음을 삶과 떨어뜨려 놓고 생각하는 문화를 없애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례는 산 사람들의 놀음이다. 죽은 뒤에 리무진을 타면 무엇 하나. 소박하게나마 고인이 살아 계실 때 잘하는 게 훨씬 더 귀중한 일이다. 우리는 모두 살아 있으면서 동시에 죽어가는 사람이고, 그렇기에 삶과 죽음은 서로 연결돼 있다. 이를 깨달을 때 우리는 고인의 뜻대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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