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불붙자..월가선 정유ETF보다 친환경ETF가 더 탄력 [자이앤트월드]

김인오 2021. 10. 1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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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지 업체 '플러그파워'
모건스탠리 등 추천 이어져
'블룸에너지' 상승세도 눈길
골드만삭스 "그래도 정유주
헤스·엑손모빌 등 주목할만"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올해 각국 정부가 '친환경 원년'을 선언한 가운데 오히려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가격이 치솟자 국내외 개인투자자들 눈길이 정유주를 비롯한 화석연료 유틸리티 관련주로 향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10월 월간 보고서를 통해 올해 원유 수요 전망치를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겨울이 다가오면서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계절적 추세가 있는 데다 최근 들어서는 반도체 부족 대란에 이어 원자재 시장에서 화석연료 부족 대란이 부각된 영향이다. 다만 월가에서는 유가 상승세를 점치면서 관련주에 투자하라는 목소리와 더불어 수소 등 친환경 시대 관련주를 매수하라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13일(현지시간)을 기준으로 뉴욕 증시에서는 미국 대형 정유주에 투자하는 '에너지셀렉트섹터 SPDR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5거래일 동안 3.15% 올랐다. 다만 친환경 에너지에 투자하는 '퍼스트 트러스트 나스닥 클린 에지 ETF'는 6.76% 올라 상승폭이 더 컸다.

이번주 들어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선 상황에서도 친환경 인프라스트럭처에 투자하라는 전문가 의견이 동시다발로 쏟아졌다. 이날 스티븐 비어드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투자 메모를 통해 미국 수소연료 전지 시스템 업체 플러그파워에 대해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목표주가를 기존 35달러에서 40달러로 상향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플러그파워 주가는 전날보다 12.79% 급등해 주당 33.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7일 이후 최근 5거래일간 주가 상승률은 34.41%에 달하며 지난달 14일 이후 한 달간 기준으로는 36.2%에 이른다. 플러그파워는 올해 1월 SK와 SK E&S가 손잡고 플러그파워 지분 9.9%를 15억달러에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을 계기로 '서학개미' 사이에서 한 차례 매수 인기를 끌었던 종목이다.

비어드 연구원은 "친환경 시대를 향한 연방·지역 정부의 입법 지원과 40억달러 규모의 현금 여력, 회사가 적극적인 전략적 협력에 나서고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플러그파워는 수소 시대로 전환하는 과도기에도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연방 의회는 녹색수소에 대해 1㎏당 최대 3달러만큼 생산세를 공제한다는 법안을 낸 바 있다.

크리스토퍼 사우더 B라일리파이낸셜 연구원도 전날 고객 메모를 통해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45달러를 강조했다. 그는 "수소시장 확대를 감안해 회사 경영진이 수소·연료전지 연례 심포지엄에서 2021~2024년 실적 목표치를 높일 것이며 실제로 회사가 앞으로 10년간 강력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바클레이스은행이 플러그파워에 대해 목표주가(27달러)를 유지하면서도 투자 의견을 매도에서 중립으로 상향했다.

같은 업계에 속한 블룸에너지 주가 흐름도 눈에 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블룸에너지 주가는 하루 만에 6.10% 오른 결과 1주당 22.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5거래일간 상승률은 16.21%다. 이는 지난주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수소 관련 퓨얼셀 에너지 지원 프로그램을 2년 연장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투자 기대감이 모인 결과다. 포브스는 "친환경 시대 선언이 이어지면서 전기차와 태양에너지 시장이 가장 먼저 활기를 띠고 투자금을 끌어모으는 승자가 됐지만 최근 부각된 또 다른 테마는 수소 경제라는 점에서 블룸에너지 주가가 강세"라고 평가했다.

반면 월가 한편에서는 정유주를 비롯한 화석연료 관련주에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석유 생산업체들이 생산 투자를 줄였고 올여름 미국에서 최악의 허리케인으로 꼽힌 아이다가 덮쳐 서부텍사스산유(WTI) 생산이 차질을 겪는 등 공급 측면이 위축된 상황임에도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현실을 감안한 의견이다. 당장은 친환경 시대를 이끌 수소·재생에너지 등이 화석연료에 비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낮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 선물시장에서는 WTI 11월물이 배럴당 80.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0.25% 떨어졌지만 여전히 8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네일 메타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11일 투자 메모를 통해 "장기적으로 석유·가스 공급원을 확보한 기업 주식을 사라"면서 "미국 독립에너지 업체 중 헤스코퍼레이션과 엑손모빌, 파이어니어내추럴리소시스,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을 주목할 만하다"고 추천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 유가가 90달러를 찍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공급망 불안·유가 급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고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보고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7%에서 5.6%로, 내년 전망치는 4.4%에서 4.0%로 낮춘 바 있다. 이런 전망을 근거로 메타 연구원은 석유 공룡 엑손모빌과 손잡고 가이아나 석유 프로젝트에 뛰어든 헤스가 앞으로 10년간 상당한 석유를 생산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하는 한편 파이어니어내추럴리소시스는 배당 수익 기대감,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은 미국·중동 지역 내 생산에 비교 우위가 있다고 설명했다. 제프 커리 연구원도 "석유가 부족해 중국·독일 등 주요 제조국이 석탄으로까지 눈을 돌리는 상황이지만 골드만삭스뿐 아니라 월가에서는 이미 2014년을 전후해 석탄 분석팀을 없앨 정도로 관심이 적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OPEC은 월간보고서를 통해 올해 원유 수요 증가량 전망치를 기존 596만배럴(하루 평균)에서 580만배럴로 낮췄다. 내년 전망치(하루 420만배럴 증가)는 유지했다. 다만 트로이 빈센트 DTN 연구원은 "겨울이 다가오면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것이며 수급 균형이 변수"라고 언급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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