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살 이상 신입도 뽑아요..일본 '정년 폐지' 잇따라

김소연 2021. 10. 1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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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전제품 판매 대기업인 노지마는 이달부터 80살이던 정년을 아예 없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은 일본의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면서 노지마처럼 정년을 폐지해 일할 의사가 있는 고령 사원을 적극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14일 보도했다.

일본 주오대학 자료를 봐도 저출산·고령화 영향으로 2030년에 노동수요가 공급을 644만명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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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제품 판매기업 '노지마' 나이제한 없애
정부, 올 4월부터 70살까지 고용노력 의무화
'고령자 노동' 시대적 과제
일본의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정년을 폐지해 일할 의사가 있는 고령 사원을 적극 활용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후쿠오카/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일본 가전제품 판매 대기업인 노지마는 이달부터 80살이던 정년을 아예 없앴다. 건강에 문제가 없다면 일하고 싶을 때까지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직종에 관계없이 본사 직원과 매장의 판매원 등 약 3천여명이 대상이다. 신규채용 때도 80살 이상 직원도 뽑기로 했다. 하루 5시간, 주 4일 매장에서 일하면 월급은 약 12만엔(약 125만원) 정도다.

노지마는 ‘고령자 고용’의 선도 기업이다. 지난해 7월 65살 정년 뒤 80살까지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정년을 늘렸다. 하지만 현장에서 80살이 넘어도 계속 일하고 싶다는 요구가 있어, 이번에 개선에 나선 것이다. 노지마는 제조업체가 파견하는 사원에 의존하지 않고 점포를 직접 운영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풍부한 상품 지식과 단골이 많은 시니어 직원들은 귀중한 인적 자산이다. 일손 부족도 영향을 줬다. 올해 봄 신규로 870명을 채용할 계획했지만 700여명을 뽑는 데 그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의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면서 노지마처럼 정년을 폐지해 일할 의사가 있는 고령 사원을 적극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14일 보도했다.

세계 최대 지퍼 제조회사인 와이케이케이(YKK) 그룹도 지난 4월 65살이던 정년을 폐지했다. 인건비가 증가할 가능성은 있지만 숙련 노동자를 확보하는 이점이 더 크다고 봤다. 정규직 4만4천명 가운데 800명이 5년 안에 65살이 되는 만큼, 이들을 계속 고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스템 개발회사 사이오스그룹도 지난해 10월 정년을 없앴고, 미쓰비시화학도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정년을 연장하는 기업도 확산 추세다. 산업기계 생산 업체인 구보타는 내년 4월부터 정규직 정년을 60살에서 65살로 늘리기로 했다.

후생노동성 자료를 보면, 지난해 6월 기점으로 70살 이상 고령자도 일할 수 있는 제도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은 31.5%로 집계됐다. 조사를 시작한 2007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였다. 기업이 정년 폐지 등 고령 노동자를 적극 고용하는 데는 정부의 제도 개선이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노동자가 희망하면 65살까지 고용을 하도록 법을 개정한데 이어 지난 4월 기업이 노동자의 취업 기회를 70살까지 보장하도록 노력할 것을 의무화한 ‘고령자고용안정법’이 시행했다.

고령자 채용이 시대적 과제가 된 것도 영향을 줬다. 4월 현재 일본에서 65살 이상 고령자의 비율은 29.1%다. 2060년이 되면 이 비율은 40%로 높아진다. 노인 노동력 활용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된 것이다. 일본 주오대학 자료를 봐도 저출산·고령화 영향으로 2030년에 노동수요가 공급을 644만명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력 부족이 예상되는 만큼, 여성·외국인·고령자의 일자리 확대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임금체계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이 신문은 “연공서열이 강한 일본에서 정규직으로 고용 기간이 연장되면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임금이 낮아지면 고령 노동자들의 의욕 상실이나 생산성 저하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 신문은 “능력 있는 고령자 직원을 공평하게 처우하는 인사제도 구축과 함께 이들의 경험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도 정부와 기업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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