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포르쉐라지만..'왜건' 타이칸 성공할 수 있을까
한국 시장은 '왜건의 무덤'이라고 불린다. 큰 차, 특히 대형 SUV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은 세단에 트렁크 용량을 키운 왜건이 '이상하게 생겼다'며 외면한다.
그러나 포르쉐가 순수전기차 타이칸의 왜건 모델인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를 14일 공식 출시하며 도전장을 던졌다. 세단 기반의 타이칸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트렁크의 용량을 대폭 키웠다. 트렁크가 커지면서 뒷좌석 지붕 높이도 자연스레 높아져 2열 거주성도 확보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포르쉐 청담 스튜디오에서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를 관람했다.
외관 전면부는 큰 변화를 느끼기 어려웠다. 포르쉐 타이칸의 라이트,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고 범퍼 하단에 차량 색상에 맞춰 약간의 장식이 추가됐다. 엔진이 빠진만큼 '프렁크(프론트+트렁크)'도 탑재됐다.
2열 뒷좌석으로 넘어가면 왜건만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4인승이었지만 뒷좌석은 신장이 큰 성인은 사실상 앉기가 어려웠던 타이칸과 달리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는 5㎝ 가까이 지붕을 높였다. 덕분에 키가 187㎝인 기자도 머리 공간이 남을 정도였다.
트렁크 공간도 뒷좌석을 접을 경우 1200ℓ까지 실을 수 있어 기존 타이칸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트렁크 문은 해치백 형태로 열리게 디자인 돼 짐을 적재할 때 용이해보였다. 차 크기 한계상 SUV만큼 편하게 누울 순 없었지만 차크닉이나 간단한 차박도 가능해보였다.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는 실용성을 강조한 모델답게 오프로드에서도 무리없이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타이칸보다 차체가 20㎜ 올라갔으며, 전 모델 기본사양으로 들어간 '자갈' 주행모드는 차체를 30㎜까지 올려줘 거친 상태의 도로에서도 달릴 수 있게 해준다.
타이칸 라인업에 어울리게 주행 성능도 좋다. 최대 93.4kWh 용량의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가 장착돼 타이칸 4 크로스 투리스모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1초가 소요되며, 4S 트림은 4.1초, 터보 트림은 3.3초면 충분하다.
배터리 용량의 변화는 없기 때문에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가능거리도 대체로 유지됐다. 국내 환경부 공식 인증 기준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 4와 4S는 287㎞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 터보는 274㎞다. 270kW급 초고속 충전도 지원해 최대 350kW의 현대차 E-pit나 환경부 초고속 충전기도 사용할 수 있다.
포르쉐라는 브랜드 이미지와 '타이칸' 라인업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잘 팔릴 수 밖에 없는 차지만 왜건을 등한시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포르쉐가 이런 상황에도 왜건 형태의 타이칸을 출시한 이유는 다양한 모델을 선제적으로 내놓아 고성능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테슬라와 아우디를 중심으로 고성능 전기차 세단, SUV는 출시된 바 있지만 아직까지 왜건, CUV 형태의 모델은 국내에 나온 적도 없다.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은 차에 대한 열의도 높고 자동차 관련 문화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며 "세단·SUV만 판매하려는 전통적인 접근만으로는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브랜드에서 다양한 차종을 내놓으면서 제품의 다양성(Diversity)가 늘어나는 만큼 포르쉐도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때맞춰 한국 레저 산업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왜건 전기차도 한국 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이칸 4 크로스 투리스모는 올해 12월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하며, 4S와 터보 모델은 2022년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타이칸 4, 4S, 터보 크로스 투리스모의 부가세 포함 판매가격은 각각 1억3800만원, 1억5450만원, 2억6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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