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의 '질', 3년 동안 오히려 개선..그래도 대출은 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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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은행권의 정상여신 비중이 늘어나고 고정이하여신 비중이 매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세 억제에 사활을 걸면서 연말 '대출 절벽'이 현실화하고 있지만 은행권 대출의 질은 오히려 개선돼 총량 규제가 적절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 고위 관계자는 "소상공인 대출에 한정하면 부실이 드러나지 않은 측면이 있겠지만 나머지 대출과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가계부채에 집중한 대출 총량 규제에 대한 비판도 고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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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은행권의 정상여신 비중이 늘어나고 고정이하여신 비중이 매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세 억제에 사활을 걸면서 연말 '대출 절벽'이 현실화하고 있지만 은행권 대출의 질은 오히려 개선돼 총량 규제가 적절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14일 국회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 6월까지 은행권 전체(5대 시중은행·국책은행·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의 정상여신 비중은 올 6월말 98.45%로, 2019년 97.98%에서 0.47%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3개월 이상 연체돼 부실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고정이하여신 비중은 올 6월말 기준 0.57%로 2019년(0.77%)과 비교해 0.2%포인트 낮아졌다. 은행권 여신 규모가 284조1000억원 늘어나는 동안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된 여신은 15조4000억원에서 13조원으로 2조원 감소했다.
대출 건전성의 또다른 지표인 연체율도 개선됐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2019년 0.29%에서 지난해 0.23%, 올해 6월말 0.22%로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2019년과 비교해 0.07%포인트 내려갔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국내 은행들이 대출 부실 관리의 중요성을 학습했다"며 "코로나19(COVID-19)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 때문에 대부분 은행이 대출 포트폴리오를 보수적으로 짠 결과"라고 말했다.
은행이 고신용자 대상 대출을 늘린 점도 건전성이 향상된 요인이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구간별 취급 비중을 보면, 금리 6% 미만 대출 비중은 올 6월 평균 94.08%로 나타났다.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99.56%의 대출이 금리 6% 미만으로 취급됐다. 통상 6% 미만 금리 대출 상품은 고신용자 대상 대출로 분류된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6월엔 금리 6% 미만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의 비중이 각각 89.5%, 96.58%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일각에선 이같은 수치가 '착시'라고 주장한다.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세 차례 연장되면서 부실이 현재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 여신 담당자들의 시각은 다르다.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 고위 관계자는 "소상공인 대출에 한정하면 부실이 드러나지 않은 측면이 있겠지만 나머지 대출과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대기업 대출과 가계대출은 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가 적용되지 않아 건전성이 과장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가계부채에 집중한 대출 총량 규제에 대한 비판도 고조된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지난 10여년을 보면 가계부채 증가율은 6% 아래로 내려온 적이 없다"며 "갑자기 정부가 6%에 집착하고 있는 것인데 그 기준이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총량 중심의 억제는 현실을 무시하는 것으로 결과적으론 서민들만 괴롭게 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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