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광주서 겨울 프로스포츠 열리는 까닭..여자배구단 창단, 프로구단 수도권 집중
[경향신문]
광주에서 올해부터 프로배구 여자부 경기가 열린다. 지방도시인 광주를 연고로 겨울 실내경기를 하는 프로스포츠구단이 창단된 것은 15년 만이다. 광주는 그간 배구와 농구팀이 없는 ‘겨울스포츠 불모지’였다.
광주시는 “여자프로배구단 AI 페퍼스가 오는 19일 서구 페퍼 스타디움에서 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첫 홈 경기를 갖는다”고 14일 밝혔다. 지난달 30일 출범한 AI 페퍼스는 광주가 연고다.
신생팀인 AI 페퍼스는 선수 16명 등 26명으로 구성됐다. 서구 염주체육관을 홈 경기장으로 사용한다. 6862석 관람석을 갖춘 이 체육관에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페퍼 스타디움’ 이라는 간판이 새로 생겼다.
배구단은 인구 142만명인 광주광역시에 15년 만에 창단된 겨울 프로스포츠 구단이다. 광주시는 지난 3월 페퍼저축은행이 한국배구연맹에 창단 의향서를 접수하자 유치 추진단을 꾸렸다. 시와 페퍼저축은행은 5월 연고지 유치 협약을 체결했다. 광주시는 경기장 사용료를 80% 감면해주고 연간 3억원을 유니폼에 ‘광주시’를 홍보하는 비용으로 지불하는 등 AI 페퍼스를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AI 페퍼스의 광주 연고가 ‘반쪽’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배구단은 광주에 선수단 숙소와 연습경기장이 없다. 경기도에서 훈련을 하다가 홈경기 전날 광주에 내려와 경기를 치르는 것이다. 사실상 원정팀과 다름없는 일정이다.
AI 페퍼스를 지방 도시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프로구단 대부분이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을 연고로 하고 있다. 지방 도시에서 창단했던 팀이 수도권으로 연고지를 옮기는 경우도 잦다.
광주에도 남자와 여자 프로농구단이 있었다. 1997년 나산 플라망스 농구단이 광주에 창단됐지만 2001년 전남 여수로 옮겼다. 이 농구단은 2003년 부산으로 연고지를 이전해 부산 KT 소닉붐 농구단으로 활약했지만 올 시즌 다시 경기 수원으로 옮겼다. 1998년에는 신세계 쿨캣 여자농구단이 광주를 연고로 창단됐지만 이 농구단 역시 2006년 경기 부천으로 연고지를 옮겼다.
여자프로배구 7개 구단 중 기존의 지방 연고 구단은 KGC인삼공사 프로배구단(대전),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배구단(경북 김천) 등 3개 팀뿐이다. 이들 구단은 모두 지방에 본사가 있는 공기업이 운영하고 있다. 남자 프로배구단 역시 7개 구단 중 5개 구단의 연고지가 수도권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수도권에 인구와 기업이 집중되면서 프로스포츠구단들도 수도권에만 연고를 두려고 해 지방은 스포츠도 제대로 즐길 수 없는 여건”이라면서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지방 연고 팀 창단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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