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도 치매인가 불안하다면 치매안심센터

2021. 10. 1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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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점심에 뭐 먹었는지도 기억이 안 나!”
“옷장을 열었는데 뭘 찾으려고 했는지 그새 잊어버렸네.”

최근 1, 2년 사이에 엄마에게 심심찮게 들었던 말이다. 우리 엄마는 아직 젊고 건강하다. 올해 9월에 만 65세가 되셨으니 내 또래 엄마들 중에는 아마 가장 어린(?) 축에 속할 것이다. 그런데 엄마는 환갑이 지나면서 치매에 대한 걱정을 안고 사신다. 리모컨을 어디에 뒀는지, 지갑을 어디에 뒀는지 깜빡깜빡하는 거, 엄마만 그러는 게 아니라고, 나도 그런다고 대수롭지 않게 얘기해도 엄마는 영 개운치 않아 하신다. 40대 초반에 큰 수술을 하셨고, 외할머니가 치매를 앓다가 돌아가셔서 엄마의 두려움이 더 큰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가 2024년 100만 명, 2039년에는 20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출처=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실제로 우리나라 치매 환자 증가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국내 치매 환자가 2024년 100만 명, 2039년에는 20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최근 한 대학병원 연구팀은 치매 환자가 15분에 1명꼴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가족 단위에서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유심히 살펴 치매의 조기 발견, 조기 치료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치매체크 앱을 통해 누구나 간단하게 치매 위험도를 검사할 수 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나는 엄마와 대화하던 중에 바로 엄마 휴대폰에 치매 종합포털 모바일 앱인 ‘치매체크’ 앱을 깔고 치매 위험 체크를 진행했다. 생년월일과 성별, 학교를 몇 년이나 다녔는지 교육 연수를 입력하면 33문항에 대한 질문이 시작된다. 

간단한 단어 기억하기나 날짜, 계절, 장소 등을 묻는데 ‘여기는 무슨 장소입니까?’, ‘오늘은 무슨 요일입니까?’ 등의 질문이다. 그리고 11번째 문항에서는 1번에 물었던 단어 3개를 입력하게 되는데 나무, 모자, 자동차 같은 간단한 단어지만 옆에서 지켜보던 나도 그새 기억이 가물가물해져서 깜짝 놀랐다. 

이어, 기억력과 기분에 대한 문항이 시작된다. ‘당신은 며칠 전에 나눈 대화 내용을 기억하는 것이 어렵습니까?’, ‘당신은 물건 둔 곳을 기억하기 어렵습니까?’, ‘당신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 같아 걱정스럽습니까?’ 등의 질문이다. 

약 5분 정도 검사를 진행한 뒤, 결과가 나왔는데 가까운 보건소나 치매안심센터에 가서 정확한 검진을 받아볼 것을 권유했다. 순간 엄마와 나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만 60세 이상이라면 전국 보건소와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조기 검진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며칠 후, 지역 치매안심센터에 엄마와 함께 방문했다. 조용하고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검사가 시작됐다. 약 20분 간 검사가 진행됐는데 검사실에서 나오는 엄마의 표정이 다행스럽게도 밝았다. 상담을 진행한 분이 결과지를 보고 설명을 해주셨는데 다행히 연령 대비 점수가 높게 나왔으니 별 다른 증상이 없다면 2년 뒤에 다시 검사를 받아도 괜찮다고 했다.  

우리 엄마처럼 단순히 깜빡깜빡하는 건망증을 ‘혹시 내가 치매가 아닐까?’, ‘치매에 걸리면 어떡하나?’라며 크게 걱정하는 어르신들이 꽤 많으실 거다. 우리 엄마도 치매의 두려움을 한 4, 5년은 달고 사신 것 같다. 그런데 지역 보건소나 치매안심센터를 찾으면 정말 걱정을 해야 하는 상태인지, 괜한 걱정만 키우는 상황인지 진단이 내려진다. 

유엔은 세계인구 고령화 보고서에서 오는 2050년이면 100세 장수가 보편화되는 ‘백세인’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간 수명이 늘어나는 건 기쁜 일이지만 장수의 본질은 단순히 수명 연장이 아니라 삶의 질이 보장되는 ‘백세인’이 되는 것에 있다. 특히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의 삶까지 피폐해지는 치매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100세 시대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 지도 모른다. 

치매안심센터에서 배포하는 치매예방체조법 포스터에는 14가지 동작이 따라하기 쉽게 안내되어 있다.


지금 이 순간, 치매를 걱정하는 부모님이 계시다면 일단 치매체크 앱을 설치한 뒤 자가검사를 실시해 보자. 그래도 안심이 안 된다면 인근 보건소를 찾아가자. ‘내가 치매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것’ 만으로도 친정엄마는 자신감을 찾으셨다. 그리고 보건소에서 받아온 포스터를 집에 붙여놓고 치매예방체조를 아침, 저녁으로 하신다. 

치매예방을 위해 즐겨야 할 것, 참아야 할 것, 챙겨야 할 것 등의 3·3·3 수칙.

또 하나, 치매예방수칙 3·3·3도 기억하자. 3권(勸)인 일주일에 3회 이상 걷기, 독서하기, 등 푸른 생선과 녹황색 채소 골고루 먹기와 3금(禁)인 금연, 절주, 뇌 손상 예방, 마지막으로 3행(行)인 정기 건강검진, 소통, 치매 조기 발견의 실천으로 건강한 100세를 위한 준비를 하자.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명진 uniquekm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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