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들 선호하는 식단' 먼저 만든 뒤 식재료 조달한다

시범 운용 중인 식단 : 13일 장병 급식 개선을 위해 시범운용 중인 육군 32사단 내 ‘더 좋은 병영식당’에서 장병들이 카레와 등심 돈가스, 쫄면 무침, 시리얼, 우유, 요구르트 등으로 구성된 점심 메뉴를 식판에 담고 있다. 뉴시스

국방부 ‘軍급식 종합대책’ 발표

급식비 2024년엔 1만5000원

2025년 전량 경쟁조달로 전환

국방부는 부실급식 문제 근본적 해결을 위해 MZ(밀레니얼 + Z)세대 장병의 선호가 반영된 ‘선(先) 식단편성·후(後) 식재료 조달시스템’을 전격 도입하기로 했다. 또 기본급식비를 2022년 1만1000원에서 2024년까지 1만500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하지만 발표 이틀 전 국방부 민·관·군 합동위원회 위원들이 국방부 안이 대기업 독점을 초래할 수 있다며 중도사퇴하는 등 실제 시행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국방부는 14일 이 같은 조달시스템 변화를 비롯해 납품 방식 개선, 보훈·복지단체 수의계약 단계적 폐지 등을 담은 ‘군 급식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 50여 년간 장병들의 기호가 아닌 공급자 중심으로 진행되던 수의계약 방식의 식재료 조달체계에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농·축·수협과의 수의계약 수준은 내년부터 3년간 단계적으로 축소된 뒤 2025년부터 전량 경쟁조달로 전환된다. 장병들에게 신선한 식자재를 공급하기 위해 농·축·수산물 국내산 원칙, 지역산 우선구매, 친환경 식재료 구입이 함께 추진된다.

공급방식에도 변화가 생겨 내년부터 임가공 김치 공급이 완제품 김치로 대체된다. 축산물 납품방식도 바뀌어 돼지와 닭 등은 부위별·용도별 납품방식으로 전환된다. 흰 우유 급식기준은 단계적으로 감축된 뒤 2024년부터 급식기준 자체가 폐지된다.

보훈·복지단체와의 급식(피복류 포함) 수의계약 배정물량은 2025년부터 전량 경쟁조달로 전환된다. 수의계약 폐지 로드맵에 따른 보훈단체 반발을 고려해 유예기간에 대체 지원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가 운영된다. 국방부는 또 군이 직영하되 민간조리원만으로 운영하는 병사식당을 시범 운영한 뒤 이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12일 민·관·군 합동위 장병생활여건개선분과위원회 소속 민간위원 4명은 “군 급식의 근본적 개선은 국방부가 직접 양질의 식재료를 조달받을 수 있는 공공조달체계를 설계하는 것”이라며 “국방부의 계획대로라면 장래 군대 급식은 대기업 식재료납품업체가 잠식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하며 사퇴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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