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대장동 수사 중 文-李 회동 부적절하다

기자 2021. 10. 1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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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의 제20대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다.

여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 현직 대통령과 만나던 과거 경험에 비춰 조만간 이 후보와 문재인 대통령의 회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검경의 수사가 진실 찾기보다 이 후보를 보호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면 문 대통령과 여당은 특검을 수용하지 않은 것을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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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우여곡절 끝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의 제20대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다. 이로써 경선 불복을 둘러싼 여당 내부의 갈등은 끝났다. 하지만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성남 도시개발공사를 통해 민관 공동 개발을 추진했던 이 후보의 앞길은, 관련 인사들의 구속과 하루가 멀다 하고 드러나는 수사 상황으로 매우 불투명하다.

여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 현직 대통령과 만나던 과거 경험에 비춰 조만간 이 후보와 문재인 대통령의 회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후보 스스로 인정한 바와 같이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후보는 이 사업의 이익 분배 구조를 설계했고 핵심 사안들을 모두 결재했다. 그런데 이것이 그동안 그토록 강력하게 주장해 온 ‘단군 이래 최대 공익 환수 사업’이 아니라 오히려 대장동 원주민과 입주민들을 착취해 극소수 개발업자들에게 막대한 이익을 몰아준 것이라면 현시점에서 두 사람의 만남은 매우 부적절하다.

이 후보는 부정하고 있지만 핵심 측근이었다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구속됐고 그의 휴대전화 중 한 대는 경찰이 확보했다. 이 후보는 여러 사건으로 입건돼 수사와 재판을 받는 동안 수십 명의 거물 변호인을 선임했는데, 이들에 대한 변호사 비용 대납 의혹도 나타나 한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됐다. 구속 심사 중인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가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관련 대법원 판결을 전후해 무죄 판결을 주도한 권순일 전 대법관을 8차례에 걸쳐 대법원으로 방문했다고 한다.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정영학 회계사는 19개의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했고, 미국에 머물며 현장에서 비켜 있던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도 언론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위 혐의 중 어느 하나라도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 후보의 정치적 생명은 심각한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행방이 묘연한 막대한 자금의 흐름이 밝혀지고 이 후보의 재판 과정과의 연계 고리가 나타난다면, 선거법 위반 사건 재심과 권 전 대법관의 직권남용 등 혐의가 드러날 가능성도 상당히 커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본인이나 가족의 의사에 반해 정신병원에 강제수용된 성남시민이 25명이나 된다고 한다.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대장동 사건에 대해 검찰과 경찰은 적극 협력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지시했다. 이 지시가 떨어지자마자 검찰은 전날 소환해 조사 후 돌려보냈던 김만배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외교부는 미국에 있는 남욱 변호사의 여권을 무효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이 후보를 만나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대통령의 행보는 그 자체로 강력한 메시지가 된다. 혹여라도 두 사람의 회동이 이 후보를 미래권력으로 확정시킴으로써 이 사건 수사에서 이 후보를 분리하라는 것으로 인식되지는 않을까.

국민은 이 사건과 이 후보의 관계를 상식선에서 바라보고 판단할 것이다. 만일 검경의 수사가 진실 찾기보다 이 후보를 보호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면 문 대통령과 여당은 특검을 수용하지 않은 것을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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